[세트] 시체를 보는 사나이 1부 : 더 비기닝 세트 - 전2권
공한K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이야기. 게다가 이게 시즌제(?)라구?

얼마 전에 #소년심판을 보면서 그 10편을 끊지 못하고 쭉 보느라고 밤을 지새운 적이 있다. 평소에 집중력이 꽤 떨어져서 #몰입의발견 을 보면서 감동하고 #미라클모닝 을 결심한 나지만 이런 사람들의 특성은 몰입할 것을 찾으면 앞뒤를 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책이 그랬다. 두 권의, 권당 300쪽 가까이 되는 이야기가 어쩜 이렇게 숨막히게 재미있을 수가 있단 말인가. 정말이지 단숨에 읽어나갔고, 중간중간에 수업 다녀와야할 때는 애가 탔다. 사실 악당이 누군지 빤할 수도 있는 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모두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긴장감과 몰입감이 나를 사로잡았다. ‘만약에’라곤 없었던 팍팍한 일상에서 이렇게나 많이 ‘만약에’를 자연스럽게 끌어낼 일이 있었던가. 소설의 매력을 너무나도 잘 보여준 책이다. 특히나 작가님이 웹소설로 시작하신 분이라 그런지 어투 자체가 문어체가 아니라서 더욱, 한 줄 한 줄이 상상력을 자극했다. 시보가 시체를 보듯이, 나도 그 장면을 보고 있는 것만 같았다.

‘시보’라는 이름의 중의성에 대한 작가님의 해석이 스스로 생각했던 시보의 신분과 관련된다는 것도 묘한 쾌감이 들었고, 맨 뒤에 뜬금없어보이는 역사 이야기가 들어있는 것도 역덕후의 마음을 자극했다. 실존하는 공간, 실존하는 사람과 가상이 넘나드는 구성은 마치 객석과 무대의 구분이 없는 이야기판 같았다.

또한 빠른 전개의 웹소설답게 엄청 많지만 루즈하지 않은 긴장감 유발 트릭 요소들과, 오히려 현실이 대체로 ‘우연히’이듯이 개연성에 무리하게 집착하지 않는 전개 또한 오히려 현실 밀착형 전개였고 빤하지 않게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는 이 책만의 매력이었다.

또한 독특한 내력과 운명을 타고난 시보와 함께 어쩔 수 없이 운명에 휘말리지만 침착하게 대응하며 일면식 없는 사람들을 스스럼없이 가족으로 맞아들이는 시보의 가족들로부터 신뢰가 단단히 받쳐진 가족애를, 또 선대부터 선하게, 타인을 위해 자신을 던질 줄 알았고 그로 인해 인덕을 많이 쌓아서 그의 말이라면 믿도끝도 없이 그냥 믿도록 만든 시보 아버지와 그의 친구의 믿음으로부터 희망과 편안함을, 공개수배자로 의심을 받고 있지만 그간 잘 살아온 덕분에 많은 이들로부터 알게모르게 도움을 받고 평소에 몸에 배어있는 태도로 인해 처음 본 시보로부터까지 신뢰를 얻고 난관을 멋지게 헤쳐나가는 민우직 팀장을 통해 정직하고 우직한 삶에 대한 보상을 본 것만 같은 희열을, 의리로 자신이 처한 상황과 외로움에 정면으로 맞서고 험한 세상 속에서도 믿음으로 사람을 대하는 소담으로부터 외로움을 정면돌파하는 인간의 소담하지만 단단한 삶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미스터리 소설을 관통하는 ‘결국은 사람’이라는 미묘한 끈은 의외의 곳에서 만난 단비처럼 소설을 더 흥미롭고 따스하게 만들어준다.

대체 왜 이렇게까지. 사실 세상에 믿을 놈 하나도 없다는 말이, 인물들이 위험에 처했을 때 급박한 상황에 신고할 곳조차 없다는 것이, 그게 뭐라고 승진 때문에 사람을 여럿 죽이고 또 죽이는 소시오패스 같은 모습들이. 마음을 허탈하게 때리기도 했다. 내가 일하는 필드는 그나마 학교라서 좀 덜 사납지만, 정말로 사회는 이런 것인가 생각도 들어서, 보지 말아야할 모습을 본 것 같아서. 하지만 내가 보지 않는다고 해서 없는 일은 아닌 세상들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그런 모습들을 인물들의 인간미있는 모습들이, 우연하지만 그래서 더 실제 같은 만남과 헤어짐들이 그런 나를 다독이고 위로해주는 그런 소설이다. 미스터리 스릴러지만 보고 나서 마음이 마냥 무겁지만은 않은 이유.

인물의 구성부터 시작해서 이후 캐스팅을 고려한 마냥 해피앤딩만은 아닌 등장 인물들의 결말까지. 완벽한 구성이다. 1권을 읽으며 2권을 읽고 싶어 미칠 거 같았던 것처럼, 2권을 읽으면서도 이거 빨리 결말이 보고 싶어서 막 두근거리고 마음이 급해졌던 것처럼. 아, 전 3부로 되어있다는데. 2부 3부가 너무 궁금해 죽겠다. 소름 돋는 설렘이 필요한 사람들이여. #시체를보는사나이 정주행 시작하시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