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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이라는 함정 - 리더는 당신에게 충성을 요구하지 않는다
라이너 한크 지음, 장윤경 옮김 / 시원북스 / 2021년 12월
평점 :
📚 #충성이라는 함정 #서평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보니 늘 가치에대해 반문해보아야만 하는 순간이 생긴다. 특히나 문학 작품에는 우리 선조들이 긍정적으로 여겼던 가치들이 함의된 것들이 많은데 그것이 여전히 유효한지는 항상 고민해봐야 하는 문제다. 이를테면 과거의 '해학'에는 소수자 혐오적인 내용들이 많다. 고통스러운 나의 삶을 웃음으로 넘기기 위해서 더 낮은 존재들의 삶을 자조하는 것이 해학의 민낯임을 봉산탈춤 같은 흥겨운 작품을 가르치면서도 느낀다. 이처럼 긍정적이라고 생각했던 많은 것들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반문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유교랜드에서 '충성'이란 절대가치에 해당했다. 나는 유교랜드의 모든 형이상학적이고 종국의 가치는 '의리'라는 단어로 모인다고 생각하는데, 부모에 대한 의리는 '효', 주군에 대한 의리는 '충' 등으로 결국 모양이 다를 뿐 같은 뿌리를 가진 것들이 아니었을까 싶다. 유교에서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는 말을 사용하는데, 결국 이는 나-가정-국가-천하로 집단의 크기를 키워가는 것이다. 이중 나를 제외한 모든 타인과의 관계, 집단의 유지에 '의리', 즉 '충성'의 여러 가지 모습들을 활용해온 것이다. 그런데 이 시대가 혼돈의 시대가 된 이유는 사실상 유교랜드에서 유교 가치의 전복이 일어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형이상학적 가치들이 계층간의 수직적 위계로 강요당하는 것이 세계의 법도이고, 이를 모르거나 지키지 않는 사람을, 혹은 이보다 경제적인 가치를 더 따지는 사람을 '상놈', '속물'이라고 가스라이팅할 수 있었던 시대에서 바야흐로 당당한 속물들의 시대가 와버렸으니까. '충성'의 기수를 잡을 수 있는 사람이 계층적 소수가 아니게 되었으니까.
그래서 그 가치 전복의 모습들이 사회의 모든 부분에서 크고 작게, 혼란스럽게 나타난다. 그것은 일련의 혼란이기도 하고, 한 발짝 나아가기 위한 발전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전근대의 소수를 위한 세상으로 회귀할 수는 없으니까.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더 나은 세상에 살기 위해서는 맹목적 충성의 기수를 기존의 소수가 새로운 소수에게 넘겨주는 세상이 아니라, 혹은 모든 충성을 부정하는 모두가 모두와 투쟁해야 하는 레지스탕스의 세상도 아니라, 궁극적으로 우리가 무엇을 위해서 무엇에 얼마나 충성해야하고 그래도 되는지를 검토하고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여정에 서야한다고 생각한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에서 오로지 '수신'에만 충의 개념이 자신의 내부로 향하지 않는데, 나는 이제는 '충성'의 본질이 자신을 향해서도 적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충성의 기수를 내가 잡고 컨트롤할 수 있어야 변화하는 세상을 건강히 살아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 이 책에서는 집단/가족/회사/정당에서 충성이란 어떤 모양새로 이루어지고 있었는지를 다룬다. 우리는 그 누구에게도 충성하고 살고 있지 않았다고 스스로 생각하더라도, 나도 모르게 충성 속에서 길러지고 있었다. 가족의 이데올로기 속에서, 국가의 이데올로기 속에서. 그리고 좋든 싫든 자본주의의 이데올로기 속에서 회사라는, 혹은 자본논리라는 무언가에 충성하고 살아간다. 우리는 무언가의 구성원일 수밖에 없고,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는 순간 이탈자, 내부 고발자의 타이틀을 지니게 된다. 하다못해 성경에서도 극적인 이야기를 위한 이탈자가 드러나고, 이탈자의 말로를 이야기함으로써 교훈을 준다.
그런 많은 것들에 분노하는 사람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분노하게 되는데, 그런 분노는 방향성을 잃으면 폭력만을 남긴다. 저항운동은 언제 필요한가, 그리고 어떻게 분노해야하는가, 그리고 위에서 내가 짚어냈던 '수신'에 대해서 6장에서 다루어주고 있다. 결국은 스스로를 주체로 하는 삶을 살아낼 수 있어야 진정한 해방을 맞을 수 있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다정한것이살아남는다 #사랑하지않으면아프다 #이상한정상가족 이 부분부분 떠올랐다. 함께 읽으면 아마 인류애 회복과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할지에 대한 구상을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길잡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결국 '나'를 지키고 '나'로서 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그리고 그렇게 살아야 하는 낱개의 세계 속에서 바람직한 관계를 맺고 연대하며 무엇을 주의하고 무엇을 성찰해야하는지를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충성이라는함정 #시원북스 #서평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