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도지 케이의 사건 수첩 미도리의 책장 5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권영주 옮김 / 시작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을 읽고 싶어 도서관을 뒤지다가

낙담하던 찰나, 같은 작가의 책이 야릇한 표지를 하고서 날 빤히 쳐다본다.

그 간절한 눈빛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대출을 결심,

히히덕 거리며 새로운 세상에 발을 담구었다.

애들 따라 <코난>을 만화로도 보고 영화로도 보면서

참 이런 작가들은 머리가 똑똑하다 싶었지만

달리 추리 소설이나 미스터리에 관심이 없었던 터라

이 책이 더 재미나고 새로웠는지 모른다.

"코지 미스터리" 분야가 발달한 건

지나치기 쉬운 미세한 부분에 확대경을 들이대고

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다른 해석을 곁들이는 일본 사람들

특유의 기막힌 능력 덕분도 있을 법 하다.

과거와 현재를 엇갈린 구성도 독특했고

사건도 흥미로와 책을 잡자마자 내리 휙- 읽어버렸다.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을 곧 읽을 것 같다는 예감-- !

 

새삼 느끼지만,   

세상은 넓고 읽은 책은 차-암 많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카노네 고만물상
가와카미 히로미 지음, 오유리 옮김 / 은행나무 / 2006년 4월
평점 :
품절



일본 소설을 읽으면 너무 무겁거나 너무 가볍거나

둘 중 하나여서 이들의 정체성의 무게가 얼마나 될까? 늘 궁금증이 일었다.

과도한 미학, 넘쳐나는 피빛, 너무 무거운 삶의 무게,

그게 아니면 도무지 발이 땅에 붙지 않아 통통 튀어다니는

캐릭터 인형의 괜히 앙증맞은 몸짓!

 

하지만 헛헛함도 짓누름도 아닌, 기분좋게 가벼운 무게감이어서 좋았다.

매사에 약간 맹한 태도, 매사에 엉뚱한 대답, 매사에 달기똥같은 눈물을 뚝뚝 떨구는

고물상 식구들의 인생관이 부럽다고나 할까, 닮고 싶다고나 할까! 

사랑도 매달리지 않고, 용서도 장엄하지 않고

장사도 악착같지 않고, 심지어 전시회도 시큰둥이다.

그래도 그들은 잘 살고 잘 웃고 나름 행복하다.

삶을 이렇게 관조할 수 있으면 사는 게 훨씬 수월하겠다 싶지만

하긴 또 인생이란 어떤 태도로 어떻게 살아도 힘들고 어려운 것이리라.

그러기에 어쩌면 더 약간 모자라게, 약간 손해보며,

약간 어눌하게 살아가는 그들이 약삭빠르게 계산하며 억세게 사는

악착이들보다 더 잘사는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매력있는 작가를 한 사람 더 알게 된 것이 큰 기쁨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가멤논의 딸
이스마일 카다레 지음, 우종길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렇다. 우리의 아픔이 아니라 그들의 아픔이었다.
 
20여년 전 쯤에 한 참 동독 문학에 관심을 가졌었다.
그 보다 더 전엔 고리끼와 러시아 혁명, 그들의 건조하고 비문학적인 문학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었다.
혁명이 주는 희열과, 실패한 혁명의 썩은 살점을 도려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던 크리스타 볼프의 안타까운 몸짓을.
어느 사이, 우리는 인민이라는 단어와 전당 대회라는 단어가 낯설디 낯선,
장벽이 무너지고 나서 생긴 각종 문제들마저 까마득하기 그지 없는 시대를 살고 있다.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늘 문제는 넘쳐흐르고
아무리 시대가 바뀌어도 민초의 삶은 편안하지 않다.
그럼에도,
책 속 그의 외침은 너무나 절절하고 아프지만
그것은 더 이상 나의 아픔이 아니었다.
공감할 수 없는 아픔........ 
아가맴논의 딸과 수잔나의 직접적 비유가 억지스럽게 느껴진 이유도 아마 그 때문이었을 것이다. 
 
편치 않다. 어둡고 답답한 감옥 같은 삶은 가슴을 답답하게 만든다. 
감옥에 있지 않아도,
대명천지를 활보할 수 있어도
우리의 삶도 그리 녹녹치 않기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생애의 아이들 - MBC 느낌표 선정도서
가브리엘 루아 지음, 김화영 옮김 / 현대문학 / 200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데샹보 거리의 꼬마 아가씨가 엄마 말씀을 듣고

열심히 공부한 끝에 드뎌 선생님이 되어서

외딴 마을에 부임을 했다.

호기심과 세상에 대한 두려움,

어른들의 행동을 보며 느끼는 환멸감,

꼬마일적 그녀가 겪었던 모든 것을 고스란히 겪고 있는 아이들곁에서

그녀는 어느사이 어른이 되어

아이들과 함께 기뻐하고 슬퍼하고 가슴아파한다.

 

우리는 문득 풍요로워졌고

물론 그 풍요의 바탕에는 힘든 우리 윗세대의 노력과 희생이 있었겠지만

까마득히 잊어버린 채 과거의 미덕과 악덕을 금방 기억에서 지워버렸다.

그래서 어느 나라건 가난했던 시절의 이야기를 들으면

아름다운 사연이건 슬픈 사연이건

가난이 가져다준 선물과 불행은 잠시 의이해하다가

아--- 그랬지, 우리의 어린 시절만해도 이렇게 넘치고 호사스럽지 않았지!

새삼 감탄사를 연발한다.

가난해서 가슴이 아프지만

가난해서 그 빈곤의 늪에서 허덕이는 아이들이 안타깝지만

또 서로에게 기대고 서로를 언덕으로 삼으며

어울려 살아가는 이들의 삶이 가난하기에 더 아름다워보이는 지도 모른다.

 

절로 미소를 입가에 머무르게하는

아이들의 고사리같은 몸짓이

참 고마운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달을 먹다 - 제13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김진규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공생원인지 김생원인지 하는 소설이 재미있을 것 같아서

구입을 망설이고 있던 차에

같은 작가의 이름을 도서관 서가에서 발견하고

너무 반가워서 그냥 대출을 해버렸다.

작가상을 받았다니 품질과 함량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

막연한 신뢰감도 한 몫 했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새롭고 아찔하고 아득하고 좋았다.

고어체의 글투는 예상보다 쉬이 적응이 되고

박경리나 박완서나 뭐... 그런 여류 작가의 예스러운 문제가

연상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조금 읽다보니 그 나름대로 자신만의 글투가 -완전히 아물지는 않아도-

넉넉히 형성되었다 싶었다.

39살의 넋두리,

도저히 글을 쓰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는 저자의 말은

까마득한 부러움을 자아내기도 하고

새삼 이 나이먹도록 나는 뭘 하고 살았나

자괴감을 샘솟게도 하지만

그건 오로지 내 문제이고

소설은 아랑곳 없이 이야기를 술술 풀어낸다.

국화주를 담그거나 맛난 죽을 끓이고 싶은 마음까지

일었다면 더 할 나위 없는 멋진 독자이겠지만

아직은 그냥 가슴아픈 비극적 사랑에 더 몰입하고 싶다.

그것이 일상을 잠시 잊게 하는 독서의 달콤한 대가이기도 하거니와

허겁지겁 그 동안 고걸되었던 마른 땅에 물을 퍼붓듯 책을 읽어대는

성마른 독서의 이유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체험하고픈 갈망은 아니라해도

적어도 공감이나 이해 비슷한 감정으로 

그네들의 이야기에 푹 빠져 있었던 며칠이 좋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