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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
오주석 지음 / 솔출판사 / 1999년 8월
평점 :
절판
10년 전에 이 책을 처음 만났을 당시
그림만 주르륵 훑어보며
뭐, 그렇고 그런 그림 주석이려니
하고 덮어버렸던 것을,
10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땅을 치며 후회한 이유는
이렇게 그림에 조예가 깊으면서도
이렇게 아름다운 우리 말을 구사하며
이렇게 학문적 깊이가 깊은데다
이렇게 조목조목 상세히 설명을 할 수 있는 인재를
또 다시 만날 일이 흔치 않을 것이라는 깨달음 때문이다.
이미 저 세상 사람이 되었다는 충격적인 소식도
내 마음에 한 줌의 후회를 더 끼얹었을지 모른다.
되돌이킬 수 없는 것은 늘
후회와 미련과 안타까움과 뭐, 그런... 감정들을 동반하기에.
11편의 아름다운 옛 그림,
늘 우리 곁에 있기에 가치를 모르고
늘 만날 수 있기에 감사할 줄 모르는
정말로 소중한 우리의 유산을
그 가치와 소중함에 대해 아주 자세히 설명해놓았다.
그림을 그린 시대적 배경, 짤막한 화가의 이력,
그림과 연관된 문학작품 등.....
우리가 너무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기 쉬운 그림들에 대해
정말로 알차고 다양한 지식을 멋드러진 우리 말로 다듬어 담아놓았다.
특히 김홍도 편에서는
풍요로운 지식은 물론
김홍도를 향한 작가의 절절한 애정과 사랑이
글 한 자 한자에서 묻어나고
그것이 객관적 판단을 흐리기는 커녕
감홍도라는 인물을 재조명하게 만들고 또
나마저 그를 아끼고 사랑하게 되도록
만들어 버린다.
서양의 것에 대해선 너도 나도 지식을 뽐내며
이런 해석 저런 해석을 들이대지만
막상 우리 것에는 소홀하고 감사할 줄 모르는 이 시대
이 요상한 분위기에서
정말로 꼭 읽으며 다시 한 번 우리 것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더불어 행복할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