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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내가 잊고 있던 단 한 사람
정채봉 지음 / 이미지앤노블(코리아하우스콘텐츠) / 2009년 5월
평점 :
이래라, 저래라 좋은 말씀을 고깝게 여기는 삐딱한 심성 탓에
좋은 말씀 시리즈는 잘 안 읽는데
<꽃그늘 환한 물>에 홀딱 반해서 그만 정채봉 선생의 선집을
도서관 서가에서 뽑고야 말았다.
처음엔 뭐 그저 그런 글귀들이니 하다가
입원한 이야기, 엄마 이야기, 할머니 이야기,
아버지 이야기가 나오면서
이런,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병원 창으로 지나가는 새벽 전철, 그곳에서 졸고 있을
힘겨운 삶들을 그는 얼마나 부러워했는지 모른다.
그래서 지금 이 짓을 할 수 있게 해주는 내 몸과
그나마 멀쩡한 정신에
도무지 감사할 줄 모르는 자신을 돌이켜 보게 해준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
일찍 돌아가신 엄마,
운주사의 부처님 품속에 숨어 들어가
엄마....
하고 부르던 그의 시는 또 얼마나 가슴을 아프게 하던지.
새삼, 나의 행복을 곱절로 느낄 수 있는
그런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