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살아갈 시간은 단 한 달,

 갑자기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면 삶은 어떻게 될까?

 모든 일상과 관계가 망가지고 나락으로 떨어질 것만 같다.

 

 켄트 하루프의 최고작이라는 평가를 받은 <축복>은 홀트라는 가상의 마을에 살고 있는 대드 루이스라는 77세 남자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평생 철물점을 하며 자식을 키워낸 그에게 이제 남은 시간은 단 한 달 뿐이라고 의사가 말한다.

 온몸에 암세포가 퍼져 더이상 버틸 수 없다고.

 

 사고로 딸을 잃은 쉰 살이 된 큰 딸과 열 여덟살의 집을 나간 아들.

그리고 항상 그의 곁을 지켜준 아내.

그는 지나온 삶을 돌아보며 마지막까지 지켜준 가족과 이웃들에게 그간의 후회와 고마움 그리고 소중한 마음을 나눈다.

철물점이 전부였던 남자와 가족 그리고 이웃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

소소한 일상이라고 여겼던 많은 날들이 경이로운 축복의 순간이라는 깨닫게 해주는 이야기다.

 

켄홀트에 사는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삶, 각자의 사연을 품은 채 저마다의 삶에 힘겨워하며 일상을 살아내는 사람들.

때로는 냉정하게 삶을 견디고 때로는 걷잡을 수 없이 밀려오는 감정에 무너지기도 하는 그들의 매일을 과장하지 않고, 친밀하게 그려냈다. 그리고 작가는 말한다.

그 지난한 삶 속에는 우리가 미처 알아차리기도 전에 스쳐지나가버리는 소중한 일상의 순간들이 존재한다고, 그렇기에 우리의 삶은 커다란 축복이라고. ,

  

“아까 상점 앞에서 내가 울었던 것 말이오. 내가 보고 있던 것은 바로 내 인생이었소.

어느 여름날 아침의 사소한 거래, 몇 마디 말을 주고받는 것. 그냥 그뿐이었소. 

그런데 그게 전혀 쓸모없는 일이 아니었던 거요.”

 

 

밤에 자기 집에 있는 사람들. 그들의 이런 평범한 삶.
그들이 채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지나가는 삶이지요.
나는 거기에서 뭔가를 되살리기를 바랐습니다.
경관이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
소중한 일상을요. p.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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