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펜클럽 37권으로 소개되는 <블랙랜드>는 2010년 영국 범죄소설작가협회가 선정하는 골드대거 상 수상작이다. 명성에 걸맞게 생생한 현장감과 짜릿한 심리묘사가 압권이다.

실화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지만 어쨌든 이 이야기는 상상력의 산물이라고 한다.

하지만 에이버리의 롱무어 교도소 탈옥은 2003년 일어났던 실제 탈옥 사건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작가는 처음 이 소설을 구상할 때 범죄소설로 쓸 생각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다 오래전 살해당한 아이의 어머니를 텔레비전에서 보고 끔찍한 살인자의 범죄가 몇십 년을, 어쩌면 세대에서 세대에 걸쳐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궁금증이 일면서 작품을 구상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야기는 과거에서 현재로, 현재에서 과거로 얽혀 살인사건의 실마리를 풀게되는데...

십구 년 전 열두 살의 빌리는 연쇄살인범에게 살해당했다. 현재 그의 조카 스티븐 램은 그와 같은 나이가 되었다. 살해당한 삼촌의 시신은 찾지 못했고, 그 시체가 지금도 엑스무어에 묻혀 있다.

 

그 이후로 빌리의 가족은 파괴되었다. 늘 멍하게 허공을 바라보는 할머니, 신경질적인 엄마... 건드리면 깨질 듯한 얇은 유리병 같은 이 가족에게는 늘 비통한 슬픔이 서려 있다.

 

가족들의 불행을 끝내기 위해 스티븐은 시체의 위치를 알고 있을 유일한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기로 한다. 바로 소아성애자이며 ‘밴의 교살자’로 악명을 떨쳤고 지금은 교도소에 수감중인 연쇄살인범, 빌리 역시 유괴해 살해하고 직접 황무지에 묻은 아널드 에이버리에게.

 

그렇게 이 둘의 비밀스럽고도 스릴넘치는 편지 교환이 시작된다.

위험에 처한 스티븐은 과연 삼촌의 시신을 찾을 수 있을까?

한번 읽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스릴만점의 소설!

역시, 골드대거 상 수상작 답다.

 

 

소년. 열 살이나 열한 살쯤. 깡마르고. 바람에 헝클어진 검은 머리카락. 청바지와 지저분한 흰색 운동화. 이미지는 아주 작고 얼굴도 카메라에 가려 있었다...... 하지만 아널드 에이버리의 뇌가 본능적으로 알아보는 한 가지 형태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아이였다.
에이버리는 격렬한 욕망에 흐느끼듯 진저리치면서 다시금 숨을 들이쉬었다.
SL은 소년이었다.
그에게 가능성을 보여준 소년.
그에게 힘을 쥐어준 소년.
언뜻 순수해 보이는 덩커리비컨 사진 안에 영리하게도 자신의 이미지를 남겨, 아널드 에이버리에게는 가장 확실한 초대장을 보낸 소년......
P.162-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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