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버의 마지막 목소리를 담은 선물같은 책 <내가 필요하면 전화해>
1988년 세상을 떠난 레이먼드 카버, 간결하고 담백한 그의 작품은 어딘지 모르게 상처와 위로가 담겨있다. 때론 담백하게, 때론 무심하게, 때론 애잔하게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그의 진짜 마지막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었다.
<내가 필요하면 전화해>의 첫 부분에 실린 다섯 편의 단편은 이전까지 책으로 묶이지 않은 작품이라고 한다. 카버를 처음 접하는 독자에겐 생소할 수 있지만, 기존 독자들에게 '카버 종합 선물 세트'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이 책의 포인트는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카버의 단편과 에세이를 통해 카버 자신의 이야기를 남겼다는 것이다. 아버지에 대한 회상,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아마도 레이먼드 카버를 사랑하여 그의 모든 글을 읽고 싶어하는 독자를 위한 책이 아닌가 싶다.
우리가 익히 아는 카버는 물론 전혀 다른 카버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
"이 책은 그렇게 하늘에서 곧장 떨어진 것을 통에 모아둔 빗물과도 같다. 우리는 언제라도 그 안에 손을 담가 기운을 주고 격려를 해줄 뭔가를, 레이먼드 카버의 삶과 작품에 다시 가까이 가게 해줄 뭔가를 찾을 수 있다."
_테스 갤러거
우리는 서로를 사랑하지만, 자기 자신을 좀더 사랑한다. <내가 필요하면 전화해>
나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은 이래 처음으로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전에는 그럴 수가 없었다. 우선 시간이 없었다. 하지만 그때 돌연히, 울음을 그칠 수가 없었다. 여름날 오후가 한창이던 때, 나는 나를 위로하고 달래는 아내를 안고서 흐느꼈다.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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