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바다를 너와 함께 걷고 싶다 - 매물도, 섬놀이
최화성 지음 / 북노마드 / 201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수밤바다'의 버스커 버스커 노래가 절로 나오는 <이 바다를 너와 함께 걷고 싶다>
경남, 통영의 남쪽 끝자락에 매물도라는 아름다운 섬이 자리잡고 있다.

이곳에서 수상한 세 남자와 한 여자가 모이게 되었다.
함께한 스페셜 게스트들 이름만 들어도 온몸으로 '매물도 프리덤'을 외치며, 달려가고 싶을 것이다.

돈을 벌기 싫어 쓰지 않는 삶을 택하고 산으로 들어간 시인 박남준,
전 재산이라곤 오토바이뿐 모터사이클로 지구 열 바퀴의 거리를 떠돈 시인 이원규
말보다 바다를 먼저 배운 리얼 바다사나이 소설가 한창훈
그리고, 대한민국 대표 차도녀인 작가 최화성,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남자 셋과 여자 하나가 뭉쳐 3박 4일간의 매물도 섬 놀이에 푹 빠졌단다.

 

욕 반, 웃음 반, 감동 반, 설레임 반이 적절하게 버무려진 그들의 매력적인 이야기는 매물도의 매력을 한껏 어필해주었다.

첫째 날, 재첩국 브런치와 사랑 이야기에 빠진 남자 셋의 수다
대한민국 모든 '섬 로맨스'를 줄줄이 꾀고 있는 세 남자 (얼마나 흥미로운가!) 옛날 아주 먼 옛날 섬마을에는 처녀들의 몸과 마음을 몽땅 빼앗아 육지로 달아난 임을 섬처녀가 그저 그리워하고 그리워하다가 마을에서 가장 튼실하고 오래된 나무에 몸을 던져 마을 전체를 한동안 '전설의 고향'으로 만들게 했다는 한서린 로맨스가 파도를 타고 넘실넘실.

 

둘째 날, 바다의 맛을 찾아서...
역시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건 바로 먹거리가 아닐까, '매물도 레시피' 대공개.
산에서 두릅과 일촌하며 지낸 박남준 시인의 산채비빔밥과 <인생이 허기질 때 바다로 가라>에서 많은 사람들을 바다로 내몰았던 소설가 한창훈의 회 뜨기 교실~ :)
군침 넘어가는 소리가 꼴깍꼴깍,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괴롭다.

 

셋째날, 행복한 어울림
여행자와 관광객의 차이는 바로 10분 이상 주민과 대화를 나누었느냐가 그것이란다. 여행은 그곳의 살던 할머니가 안 보이면 슬퍼서 우는 거고, 관광은 방관이란다 "예쁘네! 이게 끝!"
매물도에 홀로 남은 할머니 집을 엿보고, 이장님과 대화하고 밖에 뛰어노는 소들의 자유로움과 섬의 어울림을 느끼는 것, 이것이 바로 진정한 여행자들이 아닌가!

빈집 중에서도 돌담이 말끔한 집이 눈에 띄었다. 유일하게 할머니 한 분이 외따로이 살고 있는 집이었다.

도시처럼 화려하게 꾸며야 사람이 사는 기운이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말끔하게 정리된 돌담이 사람의

흔적이었다.
도시와 섬은 사람이 산다는 것에서도 이토록 달랐다. p187


호탕하고 매력이 넘치는 세 남자와 한 여자의 매물도 여행기는 '사람냄새'와 '그리움'을 남기고 서서히 끝이 났다.
추억과 향기가 가득한 시골 마을, 찐한 바닷냄새와 사람향기를 맡을 수 있는 매물도.

언제 행복한가를 생각해봐

"언제 행복한가를 잘 생각해봐, 날씨가 좋을 때야."

해가 나니 좋다, 라는 말을 반복하는 미스터 한.

어제 잡은 물고기들의 머리를 아침상에서 반갑게 조우한 뒤 커피믹스 하나를 잔에 풀어 밖으로 나오던 참이었다.

내리쬐던 아침 햇볕이 미스터 한의 눈웃음에 녹아내리는 듯했다.

미스터 한, 성난 파도처럼 거친 인상과 달리

아기 햇살처럼 순수하고 정감 넘치는 남자였다. p 188


우리는 늘 주변을 돌아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곁에 있어서 소중함을 모르는 것이 아닐까?
오대양 육대주 여행을 꿈꾸며, 여유를 찾는 사람들,
우리에겐 아름다운 섬 매물도가 기다리고 있다.

매물도 섬 놀이처럼 감칠맛이 나고 담백한 인생을 살기 위해 한 번쯤 읽어봐야 하는 책이 아닐까,

그 맛이 그리워 자꾸자꾸 읽게 될 것이고, 꿈꾸게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