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부커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의 공쿠르 문학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 중의 하나입니다. 
그러나 '노벨문학상'에 익숙한 우리에겐 살짝쿵 낯설기도 했는데요.
2016년,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로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수상의 영광을 누리게 되어 국내에서도 굉장히 유명해졌지요.

맨부커상은 1969년부터 매년 영국에서 출판된 영어 소설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을 선정하여 주는 문학상으로, 2005년부터는 영어 번역 소설을 대상으로 하는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이 시작되었답니다.

제가 알기로는 이스마일 카다레를 시작으로 인터내셔널상을 작가에게 시상하다가 2016년 한강 작가가 처음으로 <채식주의자>라는 작품으로 받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꺅! (넘나 영광스러운)
게다가 올해 <흰>으로 최종 후보에 올랐다지요~~!
한강 작가의 연속 수상을 기원해봅니다. ^^
참고로 살만 루슈디 작가가 부커상을 세 번이나 수상하는 엄청난 일(?)을 해냈지요. 한강 작가님도 연속 수상의 타이틀을 받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후훗

맨부커상과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설명한 이유는 바로바로!
2017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한 이스라엘 작가 다비드 그로스만의 <말 한 마리가 술집에 들어왔다>를 소개하려고요. ^^;;;
다비드 그로스만은 노벨문학상 후보에 거론되며 세계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가인데요. 바로 이 작품으로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했지요!

개인적으로 맨부커상 수상작을 몇 권 읽었었는데요. <한밤의 아이들>이나 <바다> 외에는 조금 낯설고 난해한 작품이 많았습니다. ㅠ_ㅠ 문학적인 텍스트를 이해하기엔 저의 이해력 부족이겠지만요 ㅎㅎ 
어쨌든 어마무시한 분량과 정치, 사회를 넘나드는 심오한 이야기에 쉽게 빠져들진 못했는데요.

2017년에 수상한 <말 한 마리가 술집에 들어왔다>는 지금까지 읽은 맨부커상 수상작들과는 조금 다른 느낌입니다. 일단 320페이지 분량으로 시작부터 마음이 가벼워진달까요? ㅎㅎ

이 이야기는 158센티미터 작은 키에 앙상하게 마른 스탠드업 코미디언이 무대 위로 떠밀려 나오듯 등장하면서 시작합니다. 두 시간 가량 공연에서 이 코미디언은 자신이 겪은 인생... 쓴맛을 쏟아내는데요.
공연 전, 그와 어린시절 절친으로 잠시나마 지냈던 친구에게 사십여년 만에 연락을 합니다.

 

꼭 자신의 공연을 보러 오라고 말하는 코미디언 친구. 
예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자신의 마지막 공연을. 
한 개인의 아픔과 특이한 가족사 유대인의 고통스러운 역사가 이 공연에서 시작됩니다.

부푼 기대로 읽어간 이 책은 종잡을 수 없는 기발한 쇼로 시작했다가 마지막에는 코 끝이 찡해지고 마는 조금은 슬픈이야기랍니다.

 

 

 

 

 

그는 안경을 벗고 내 쪽을 흘끗 본다. 나에게 자신의 요청을 일깨워주는 것이리라. 어떤 사람에게서 제어 불가능하게 그냥 흘러나오는 것 ㅡ 그게 그가 나한테 말해주기를 바라는 것이었다. 그건 말로 할 수가 없다. 나는 깨닫는다, 그게 그것의 핵심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그는 눈으로 묻는다. 그래도 모두가 그걸 알 거라고 생각해? 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그는 계속 집요하게 묻는다. 그 사람 자신, 그 사람도 이건, 자신의 하나뿐인 이것이 뭔지 알까? 나는 생각한다. 그럼. 그렇고말고, 마음 깊은 곳에서 알지.
p. 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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