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수록 산책 - 걷다 보면 모레쯤의 나는 괜찮을 테니까
도대체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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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사소하고
소소한
일상속의 단편들을
산책이라는 매개체로
재치있는 글과 함께 그림이 어우러진 재미난 단편들이 가득한
카툰에세이집입니다.
필명 #도대체 (인스타아이디 dodaeche_j)
본명은 안밝히셔서 모르겠지만
솔직한 글을
화려한 미사여구없이 담백하게
표현해 낸 그림과 글솜씨가
책을 읽는 내내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합니다.

아니 재미있는 일화들이 많아서
쿡쿡 대며 홀로 웃었습니다.

그중의 몇가지 에피소드를 함께 보고자
사진을 찍어보았습니다.
사진이 영 ㅜ. 오늘따라 사진찍는 손이 말을 안듣습니다.
왜그러냐 오른손, 왼손아~

이름이라는 제목의 에피소드를 보면서 저도 어렸을때 이런 생각많이 했었는데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또 있었네 하고 공감이 되더라구요.
제가 어렸을때,
할머니댁에서 기르던 누렁이가 생각났어요.
10년넘게 앞마당을 지키며 제가 할머니집에 갈때마다
제 주위를 빙빙돌며 비비적대던 누렁이.
저는 개한테 크게 물렸던 경험이 있어서
개를 무서워해요. 지금은 좀 나아졌지만 어렸을때는 많이 심했거든요. 누렁이를 한번도 쓰다듬어 주지 못했네요.
어느날 누렁이가 어떤 풀을 먹고 쓰러져 이틀만에
숨을 거두었어요. 살아있을때 쓰다듬어 주면 좋았을걸.
아직도 많이 생각납니다. 온몸이 황금색 털이었던 누렁이.
누렁이한테 저는 어떤 인간으로 비춰졌을까요..

산책을 다니며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경험하고
생각하는 작가님의 그림에는
동물들이 참 많이 나옵니다.

까마귀가 까악까악대는 소리에
비밀이라고
자신은 사람인데 사람들이 하는 소리를 못알아 듣는다고 대답하는 이 장면이 왜이렇게 기억에 남는지 모르겠어요.

까마귀 소리를 듣고 철학적인 대답을 하는 작가님의 발상에
놀라운 한 편
공감이 많이 되어져서 그런가 봐요.

돌려서 말하는 소리 알아듣는 거 너무 힘들거든요.
라떼의 이야기도 알아듣는 거 힘들구요.
나는 어느별에서 온 걸까요.

중간 중간 작가님의 줄글로 된 에세이도 들어 있어요.
"저는 0000만 눌렀는데요"라는 말로 마무리 된 이 에피소드는
작가님의 선의와 배려 가득 담긴 일화같아요.
산책하다가 만난 동네 할머니 핸드폰의 잠금을 열어준 뒤
할머니께서 작가님께 친절하게 대해준다는 이야기거든요.
저는 매일 마주치는 경비아저씨에게도 그리 친절하지 못합니다.
쑥쓰럽거든요.
사소한 인삿말이라도 건넬 줄 아는 넉넉하고 따뜻함을 가진
그런 마음을 가진 도대체 작가님이 좋아지는 그런 일화였어요.

저도 오늘은 마음의 온도를 1도 높이기로 마음먹은 부분이기도 해요. 경비아저씨에게 평소보다 크게 인사해보겠습니다. 마음먹었어요.

연날리기

어렸을 적 작가님의 경험담이 담긴 이야기 속에 참 많은 의미가 담겨 있더라구요. 때로는 이 세상이 나 없어도 잘 돌아가고 있는 것같고 나같은 것 필요로 하지 않다고 여겨질때가 있어요.
근데 그런 순간
나를 붙잡아주는 그런 기억 하나쯤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작가님에게는 그 기억이 '연날리기'였나봅니다.
"그 때 나 참 잘했지. 나 참 괜찮았어."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그 순간이지만
나는 기억하는,
나만의 소중한 기억이자,
나를 지탱해주는 기억의 줄기가 되어주는 그런 경험들이
지금껏 나를 지켜주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책을 다 읽고 나니 작가님이 참 궁금해집니다.
그래서 인스타그램에 들어가보니
고양이 '꼬맹이', '장군이' 강아지 '태수' 사진과 이야기가 많아요.
여전히 산책을 좋아하시구요.

경향신문에 연재중이시기도 하구요.

보면 볼수록 정이 가는 글과 그림입니다.
낯선 이름의 작가님인데
왜 친근하게 느껴지는지 모르겠어요.
앞으로 도대체 작가님의 숨은 팬이 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입니다.
이 책, 선물해주고 싶은 사람이 생겼는데
선물을 위해 구입해야겠어요!

마지막으로,
산책을 한다는 건
넓고도 깊게 보게 해주는 또 하나의 활동인가봐요.
나를 위해
내 걸음을 위해
함께 걷고 보고 생각하는 그런 시간
저도 좀 가져야 겠습니다.

이 책은 위즈덤하우스에서 보내주셨어요~!
함께 읽어주시니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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