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천장 아래 여자들 - 여성의 노동은 왜 차별받는가
아이린 파드빅.바버라 레스킨 지음, 황성원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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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노동과 대가의 상관관계에 대한 부당함을 느끼는 이들

노동량 총계와 성별의 상관관계에 대해 알고 싶은 이들

미래를 준비하기 위하여 과거와 현재를 분석하는 이들

내가 사랑하는 나의 딸을 위한 미래를 준비하고 싶은 부모들

꼭, 읽어보기를 추천.


이 책은 미국의 노동현장에서 나타난 #젠더 (gender)에 따른 노동에 대한 객관적 연구결과를 보고하는 책으로 전문분야의 책이긴 하지만 어렵지 않게 쓰여졌기에 누구나 읽고 공감 혹은 분개할 수 있다.

또한, 옮긴이의 친절한 #역주 표시는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쉽게 이해할 수 있으므로 사회학분야의 책을 접해보지 않은 사람도 이해가능한 범주의 책이다.

총 7장으로 구분된 이 책은 평소 여성노동자로서 사회에 더불어 살아가는 나에게 궁금했던 다소의 궁금증을 해소해주는 내용으로구성되어 있다.

제 1장 남성의 노동, 여성의 노동

제 2장 노동에 붙은 성별 꼬리표

제 3장 직장에서 벌어지는 성 불평등

제 4장 노동 현장에서 남성과 여성은 어떻게 분리되는가

제 5장 승진을 가로막는 유리천장

제 6장 남성은 왜 더 높은 임금을 받을까

제 7장 직장과 가정이 부딪힐 때

-책의 구성

책의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충은 그럴 것이다라고 생각했던 그 이유들이 대부분이다.

즉, 성의 구별에 따른 노동의 격차는 사업주의 성향, 사회적관념, 고정관념, 기대치, 사회학습, 종교, 산업화의 정도 등 다수의 요인에 의하여 차별 혹은 구분되어지는 것이다.

그 내용을 조금 더 분석하여 통계로 수치화 하여 결과를 분석해 낸 것이기에 신뢰하며 결과를 받아 들일 수 있고 이 결과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노동현장에서의 성역할 인지 및 성역할에 대한 보완점을 개진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젠더란!

성별sex과 젠더gender를 동의어처럼 사용하는 사람이 많긴 하지만 두 단어의 의미를 엄연히 다르다. 성별이라는 용어는 인간의 생물학적 특성에 근거한 분류를 일컫는 개념이다. 생물학적 성별은 사람의 염색체에 좌우되며 생식기관과 호르몬으로 표현된다. 반면 젠더는 사회 행위자들이 구성한 분류로, 보통 여성과 남성의 차이를 과장한다. 젠더구분은 생물학적 차이를 만들어 내고 과장하는 사회적 과정을 일컫는다. p.22-23요약

젠더 구분에 대하여 책에 나와있는 의상구분의 사실은 좀 의미가 있다.

유아복제조업체는 여야용 디자인과 남아용 디자인을 다르게 내놓고 광고한다. 하지만 20세기 초까지 여자아이와 남자아이의 옷은 보통 흰색으로 비슷했다. 미국인들이 처음 유아복을 색으로 구분하기 시작했을 때 여자아이에게는 파란색 옷을, 남자아이에게는 분홍색 옷을 입혔다. 1950년이 되어서야 이런 관행이 역전되어 파란색은 남자를, 분홍색은 여자를 상징하게 되었다. -p24

 

선진국일수록 성차이가 없을 것이다?

사람들은 선진국일수록 남녀성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흔히 생각한다. 나조차도 그리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에는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성별이 특정 업무에 편중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이는 개발도상국을 비롯한 산업화가 이루어진 나라들에게도 해당되는 내용인것이다.

요컨대 사회는 어떤 활동이 한쪽 성별에 적합하다는 꼬리표를 붙이는 방식으로 노동을 젠더화한다. 이런 꼬리표는 업무 할당에 영향을 미치고 다양한 업무를 누가 수행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용주와 노동자의 기대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그 어떤 사회나 시대에도 언 성별이 특정한 일을 해야 한다고 규정하는 고정불변의 법칙같은 것은 없다.-p33

성별에 따른 업무의 편차를 생물학적인 원인으로만 평가한다면 힘의 논리에 의해서 여성의 노동력이 저평가 될 수 있는 것은 사실이긴 하지만 그것이 업무를 가르는 주된 원인이 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아닌것 같지만 사실인 고용주가 조장하는 성차별

나 또한 한 사람의 노동자로서 업무 일선에서 벌어지는 성별에 따른 업무 구분이 얼마나 부당한지에 대하여 많은 부분 깨달으며 살아가고 있다.

예전보다, 옛날보다는 나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고용주의 시각과 편견에 의해 성에 따라 업무 구분이 나뉘고 있음을 매순간 느끼고 있는 것이다.

병원에서 근무할 때 일이 생각났다.

내가 근무하던 병원은 2차병원으로서 3차종합병원보다는 작고 의원급보다는 훨씬 큰 170병상이 있던 곳이었다. 병원장님의 비서는 없는 그런 곳이었다.

그런데 그곳에서 나는 사회복지사였지만 병원장님의 외근동행자였다.

나 혹은 내가 안될 경우 간호과장님이 병원장님의 외근에 동행해야 했다.

그때는 20대 중반의 어린 나이였고 나에게 병원장님은 너무 높으신 분이었기에 해야만 하는 일인 줄 알았다.

내 상급자였던 사회복지실장님이 중년의 남자셨지만 병원장님을 말리지 않으셨던 것을 보면 그도 그 업무에 동조하지 않았나 싶다.

지금 생각하면 괘씸하다.

사회복지관련 업무가 아닌곳에 가면서

스스로 "아니 사회복지사인 내가 왜 여기에 동행해야 하나?"하는 자괴감이 드는 것만은 막을 수 없었다. 그 후 내가 하던 일을 총무실에 입사한 갓 전문대를 졸업한 누군가로 대체되었을때 나는 좋으면서도 안타까웠다.

"혼자 외근나가면 안되는거야?

꼭, 젊은 여성이 함께 다녀야 하는거야?"

월급쟁이의 비애란 고용주의 "까라면 까"에 순응해야 하는 것이기에 뭐라 말하지 못하고 다니긴 했지만 지금생각해도 아직도 열받는다.

왜 그때는

"내 일이 아니라 못하겠습니다"라고 말하지 못했는가?

책에서는 이런 고용주가 조장하는 성차별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예화와 함께 객관적 자료를 제시하고 있다.

19세기 중반 <뉴욕헤럴드>의 발행인은 신문사 사무실로 난입해서 "이 여자들은 누구야? 다 해고해버려!"라고 소리쳤다.

1977년 <뉴욕 타임스>가 성차별로 고소당했을때 발행인은 민간 회사가 어째서 "자기가 원하는데도 남자들을 측근으로 둘 수 없는지"질문했다. -p.99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은 결국 법을 제정하는 결과를 이끌어 내기는 했다. 고용기회평등위원회가 조직이 되었으나 여전히 노동상의 성차별은 존재하였고 끊임없었고 제기되는 큰문제였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 역시 마찬가지이다.

여자가 말이야. 여자들은. 여자니까. 여자라서. 여자냐?

사람은 어린 시절뿐만 아니라 생애의 전 과정에서 사회의 영향을 받는다. 어린 시절에 이뤄진 사회화의 탓으로 치부되는 노동환경은 어쩌면 사회적 통제라는 전 생애에 걸친 과정의 결과일 수 있다. -p.110

성별에 따라 승진이 달라진다. 첫째는 여성이 '유리천장'에 가로 막혀서 권력과 권한이 주어지는 지위에 오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고, 둘째 측면은 여성은 일반적으로 권한이 주어지는 자리에 올랐을 때도 권한을 행사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다.-p.180

때로 우리는 과거의 사회적 가치가 오늘날에도 건재하며 영행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확인한다. -p.246

나는 여자다.

그런데 여자라서 어렸을 적 제사상앞에 절하지 못했다.(원래 그래야 한다고 한다. 원래가 뭘까?)

누나라서 장손인 남동생보다 못한 대접을 겪었다.

그리고 사회에서

여자니까 승진기회시에 누락이 된 경험을 겪었다.

어렸을땐 '원래'그렇다는 말로 이해를 강요당했고 사회에 나가서는 평탄한 직장생활을 위해서 '스스로 납득'을 강요했다.


이 책은 지금 우리 사회가 나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그런 사회에 머물고 있음을 결론에 밝히고 있다.

그렇기에 앞으로의 이런 차별적인 세상에서

내 딸아이가 차별없는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엄마인 내가

아빠인 내가

이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를 파악하고 고쳐나가야 하는 것이다.

무엇을 어디에서 부터 고쳐나가야 할지 모르겠다면

이 책읽기를 지금 당장 실천하기를 바란다.

쉽고 재미있는 책은 분명 아니겠지만

유익한 책임에는 틀림없기에 별백만개를 주고도 아깝지 않은 책이다. 비록 미국에서의 현장을 주로 파악한 책이고, 한국에서의 노동현장을 파악한 책은 아닐지라도 우리 사회가 미국사회보다 더 나을 것은 없다고 여겨지기에 교본으로 삼아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보면서 얼마전 봤던

#넷플릭스 드라마의 대사가 생각나 덧붙여 본다.

드라마 #엘리어니스트 시즌 2 "어둠의 천사" 8회 마지막 장면

경찰관보에서 우리 같은 수사관 사진은

많이 보지 못할거에요

지금 우리 사무실은 전기로 불을 켜죠

그전엔 기름으로 만든 양초를 썼죠

고래기름 양초를 쓰던 남자는 이런건

상상도 못했을 거에요

여자라는 편견에 부딪히더라도

우린 수사관이라는 사실을 잊지마세요

치마를 입든 바지를 입든 우리 능력과는 상관없어요

사람은 누구나 실수하기 마련이에요

가끔실패하더라도

거기에 발목잡혀서는 안돼요.

* 이 책은 글담출판사에서 제공받았습니다

요컨대 사회는 어떤 활동이 한쪽 성별에 적합하다는 꼬리표를 붙이는 방식으로 노동을 젠더화한다. 이런 꼬리표는 업무 할당에 영향을 미치고 다양한 업무를 누가 수행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용주와 노동자의 기대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그 어떤 사회나 시대에도 언 성별이 특정한 일을 해야 한다고 규정하는 고정불변의 법칙같은 것은 없다. - P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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