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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절반은 맛이다 - 박찬일 셰프 음식 에세이
박찬일 지음 / 푸른숲 / 2012년 7월
평점 :
뭐 이래!
뭐 이렇게 다 잘해?!
심통난다! 
박찬일 셰프는 곱게 자란 막내 아들이었다. 부엌 문턱도 넘어보지 못 했을 그는
그 모든 호사를 누린 댓가를 치르듯 이젠 부엌 문턱에서 못 넘어온다.
작가..아 셰프라고 해야하나?
그는 어느날 이탈리아로 음식을 배우러 떠난다.
어쩌면 영화 '대부'가 떠나게 이미 결정 지어놨을 지도 모른다.
저자는 이탈리아로 요리를 배우러 가기 전에
작가생활을 했었다. 소설을 쓰려고도 했었고..
어쩐지~ 읽는 내내 맛깔나는 입담으로 이야기를 해주더라니..
심지어는 사전을 찾아보게 만드는 단어도 있다.
그 표현, 그 단어.. 꼭 거기에 너무 꼭 맞는 블럭조각처럼
그런 단어들이 곳곳에 보이는게 너무 신났다.
같은 음식을 이렇게 생생하게 먹고 싶게
그리고 공감하게 표현하다니!
아~ 음식도 맛있게 하고
글고 맛있게 쓰고 뭐 이렇게 다 잘하는지! 흥!
아는 음식, 아는 곳, 먹어봤음직한 것들을
추억으로 절묘하게 끄집어 낸다.
나도 그런 추억이 있었음을 공감하게 하고
그 음식은 정말이지 작가의 표현대로 그렇게 먹어야 맛깔나고
제맛인듯한 걸 새삼 느끼게 한다.
이야기 속에 다양한 책들..대체 이 요리사 아저씨..
책은 또 왜이리 많이 읽으신건지.
그럼에도 대학시절 제대로 읽지 않은 책에 대해서 자존심상해 하기도 ..
제대로 만드는 요리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가공식품으로 공장식축산으로 식탁에 오르는 것들이 아닌
인도적방법과 자연과 인간의 수고가 함께 만들어낸
감사함의 식탁에 대해서도 ..
지역의 특산물과
지역의 향토색까지 묻어나는 음식들
실감나는 사투리
실감(?)나는 영어..얼리브 어여~ (난 이걸 혼자 몇번을 했는지 ㅋ)
세계의 음식도 빼놓지 않고 있다.
그러다보니 민족성도 살짝 엿보게 되고
문화도 보이고
역시 사람은 먹을것과 뗄 수 없는 존재이다 보니 그 속에도 사람이 담겨있구나 싶다.
3부는 작품과 음식을 연결하는데
이 또한 묘미다.
그냥 읽었던 글들이 이렇게 재탄생하다니.
그래서 나는 이 글을 읽고
개중 가장짧은 '연어와 여행하는 법'을 꺼내 읽었다.
하나의 작품을 읽고도 느낄 수 있는 것은 정말 다양한것 같다.
같은 책을 읽고도 저자와 나는 완전히 다른 각도에서 읽었음을 알게 되었다.
여러 문학작품과 영화, 시..작가의 경험 등과
연관되어 떠오르는 추억들이 음식과 함께 글의 소재가 된다.
모든것이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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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도 추억의 절반은 맛이다.
어릴땐 죽어도 못먹겠던 녹두전..콩국수,,오이지
문닫아 걸고 먹는다는 말이 도저히 이해안되는 아욱국
뭐 이딴 비린내로 며느리가 돌아온담? 전어..
이젠 좋은 기억이기에 추억이라고 불리워 마땅한 '맛'이 되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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