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 개정판 카프카 전집 3
프란츠 카프카 지음, 이주동 옮김 / 솔출판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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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표지가 인상적이다. 넥타이 안 감옥에 갇힌 사람. 카프카의 변신을 재미있게 읽고 당시 근무지 근처 서점에서 호기롭게 잡았다가 2년 만에 읽었다. 이 책은 솔 출판사의 카프카 전집 중 한 권이다.
아무래도 읽으면서 우리나라에서 프란츠 카프카의 책 중 가장 유명한 변신과 비교하게 된다. 실제 해제에서도 변신과 많이 비교한다. 자고 일어나보니 체포된 요제프 카의 이야기이다. 사실 말이 체포지 그냥 일상생활을 한다. 하지만 내가 느끼기에 이 소설에서 소송 과정은 손톱의 거스러미 같아서 거슬려서 잡아 뜯다가 종국에는 과다 출혈 되는 것 같은 전개다. 참고로 거스러미가 어쩌다 생겼는지는 절대 나오지 않는다. 변신에서 그레고르 잠자가 갑자기 벌레가 된 이유가 절대 나오지 않듯이.
법에 대한 지식이 짧다보니(고등학교에서 배우는 수준도 가물가물함) 잘 모르겠지만 카프카의 소송에 나오는 법적절차의 불합리성이 눈에 띈다. 피의자가 자신이 무엇 때문에 체포되었는지 말이 되는가. 물론 해제에서는 이런 면에 대해 다르게 설명하고 있지만 나로서는 완전히 공감하기 어려웠다.
이 소설은 완성된 장이 있고 미완성된 장이 있는데 미완성장은 원래라면 어디쯤 들어갈까 상상하며 읽었다. 그리고 완성된 장들도 분량 차이가 심한 편이다. 어떤 부분은 읽어도 대사가 안 끝나서 몇 페이지나 말했나 따옴표를 찾아 다시 앞으로 거슬러 올라가기도 했다.
여담으로 카프카가 큰 주제에 맞는, 생각나는 어떤 장면 혹은 대화에 대해 쭈욱 쓰고 나중에 그 사이를 메우는 글을 쓰는 식으로 글을 쓰거나 장면 장면에 대한 글을 쓴 뒤 나중에 순서를 짜맞추는 식으로 쓰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카프카의 성이나 실종자 같은 다른 장편 소설을 읽어보지는 않아 그냥 이 작품 안에서 추측해봤을 뿐이다.
이 번역본에서는 Josef K. 를 요제프 카라고 번역한다. 보통 K라고 쓰면 앞에서 독일어에선 카라고 읽는다고 각주를 달아도 영어에 익숙한 우리는 발음을 자꾸 케이로 하게 되어 그런 것 같다. 여기에서 번역하신 분의 작품 해석 방법이 더 드러난다. 이니셜로 처리했을때는 익명성이 더 드러나지만 특정 발음을 한글로 처리하면 익명성은 사라지지만 앞에서 원문은 K라고 알려주기 때문에 K라고 표기했을 때보다 작가인 프란츠 카프카가 더 잘 연상되기 때문이다. 어떤 번역이 잘 된 거라고 생각하는지는 독자의 취향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이 소설을 소개하는 문구에 이 책이 로베르트 무질의 특성없는 남자, 토마스 만의 마의 산과 함께 독일어권 3대 소설이라고 적혀 있었다. 다른 두 권은 사람에 따라 재미 없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고 길이도 엄청나게 길지만 그에 비해 이 책은 길이도 짧고 재미도 있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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