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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알아야 할 사회교리 Q&A - 여러분의 이웃은 하느님이십니다
미헬 레메리 지음, 최정훈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5년 12월
평점 :
아침에 사회탐구 강사 이지영과 아나운서 김대호가 함께 출연한 영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생활보호대상자였던 가난한 어린 시절을 극복하고 자수성가한 이지영은 사회적 책임과 연대를 강조했고, 김대호는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리듬을 지키는 자유를 이야기했습니다. 성취와 연대, 혹은 자유와 휴식. 상반되어 보이는 이 가치들은 사실 오늘의 청년들이 매일의 삶 속에서 동시에 붙들고 씨름하는 생존 전략이자 현실적인 고민입니다.
서로 다른 삶의 태도를 말하고 있었지만, 결국 질문은 하나로 모아졌습니다. 나는 어떤 기준으로 살아가야 하는가 하는 물음입니다. 개인의 행복과 사회적 책임 사이에서 어디에 무게를 두어야 할지 고민하는 그 지점에서, 저는 자연스럽게 가톨릭출판사의 『청년이 알아야 할 사회교리 Q&A』를 떠올렸습니다. 마침 서평을 준비하며 읽고 있던 책이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이 책 역시 바로 그 질문에서 출발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사회교리를 설명하는 데 머물지 않고, 청년들의 고민 안에서 교회의 가르침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함께 풀어가는 책입니다. “가난한 이를 돕는 것이 언제나 옳은가?”, “정의와 평화는 현실에서 가능한가?”와 같은 물음은 결코 교과서 속 문장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청년들의 삶 한가운데에 놓인 질문입니다.
정순택 대주교는 추천사에서 우리가 궁금해하면서도 쉽게 답을 찾지 못했던 다양한 사회적 주제들을 교회의 가르침에 비추어 구체적으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이 책의 시의성을 강조합니다. 실제로 책은 사회교리를 추상적인 개념이나 문헌 요약으로 제시하지 않습니다. 성경과 교회의 전통을 바탕으로 가난과 연대, 노동과 경제, 정치와 국가, 기술과 생명이라는 구체적인 삶의 영역 안에서 하느님을 발견하도록 이끕니다.
특히 정치 참여를 그리스도인의 피할 수 없는 책임으로 설명하면서도, 특정 이념의 틀에 갇히기보다 하느님의 법과 공동선에 부합하는지를 양심 안에서 성찰하라고 조언합니다. 인공지능 기술 역시 인간을 소외시키는 방향이 아니라 노동을 돕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합니다. 베네딕토 16세가 강조했듯 신앙은 개인의 내면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 안에서 책임 있는 선택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이주민의 삶을 사셨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낯선 이를 환대하는 태도, 그리고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처럼 모든 피조물을 연결된 이웃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그 출발점입니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스마트폰의 생산 과정과 노동 환경을 돌아보는 작은 관심 역시 사회교리가 말하는 살아 있는 신앙의 실천일 것입니다.
‘혼자 잘 사는 것과 함께 잘 사는 것은 정말 다른 길인가.’ 이 책은 그 질문에 대해 두 길이 결코 분리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나의 존엄을 지키는 일과 공동선을 향한 책임은 서로를 약화시키는 가치가 아니라, 오히려 서로를 단단하게 합니다. 영상 속 두 사람이 보여준 서로 다른 태도 역시 이 두 축 위에서 다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청년이 알아야 할 사회교리 Q&A』는 사회교리를 완성된 정답이 아니라 공동선을 향해 나아가는 신앙의 여정으로 제시합니다. “여러분의 이웃은 하느님입니다!”라는 선언처럼, 나를 존중하는 일이 타인을 향한 배려로 이어질 때 우리는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지금의 자리에서 깊이 성찰하며 세상 속에서 길을 찾고 싶은 청년들에게, 이 책은 현실을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방향을 잃지 않게 도와주는 든든한 대화 상대가 되어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