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사순 시기 - 새로 태어나는 40일
마르쿠스 C. 라이트슈.케르스틴 헬트 지음, 최용호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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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 예수님!

안녕하시죠? 라는 인사를 하기도 조심스럽습니다. 전국적으로 번지는 산불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고 고통받는 이웃들을 위해 기도하며, 우리가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게 됩니다. 사순 시기는 단순히 고난과 절제의 시간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부활의 신비를 깊이 묵상하며 우리 삶을 변화시키는 여정이 되어야 합니다. 이 고요한 40일 동안 우리는 하느님을 향한 갈망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영혼을 정화하며, 사랑의 실천을 통해 더 깊은 신앙으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이번 사순 시기, 가톨릭출판사 캐스리더스 3~4월 도서로 『내 마음의 사순시기』를 읽으며 사순시기의 의미가 단순히 금육과 단식의 실천을 넘어, 신앙이 삶의 구석구석에서 어떻게 구체화될 수 있는지를 다시금 배우게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며 걸어가신 마지막 여정, 십자가의 무게를 감당하신 수난, 그리고 결국 부활에 이르신 그 신비로운 역사는 단순히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제 삶에서 다시 살아나는 현실이었습니다. 사순 시기는 그분의 발자취를 따라 걷는 시간이자, 그 길 위에서 나 자신이 누구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묻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책은 사순을 단순한 의무적 실천으로 국한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단식과 금육을 넘어, 매일 한 가지씩 구체적인 실천을 제안하며 신앙이 삶 속에서 어떻게 꽃필 수 있는지를 안내해 줍니다. “미뤄두었던 일 마무리하기, 함부로 말하지 않기, 나쁜 습관 고치기, 실수 웃어 넘기기, 주변 사람 더 돌아보기.” 사순을 살아가는 방식은 수도자의 금욕적인 생활처럼 거창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일상의 작은 순간에서, 관계 속에서, 나 자신과의 대화 속에서 사순을 실천할 수 있다고 책에서 알려줍니다. 쉬고 싶은 유혹도 많았지만, 사순의 의미를 떠올리며 시간을 더욱 소중히 여기고 의미 있게 사용하려 노력했습니다.

절대 단번에 되는건 아니지만 이번 사순시기동안 저는 작은 실천들로 저의 내면을 변화시키려고 했습니다. 까칠하게 남의 흠을 지적하던 습관을 멈추고, 대신 상대의 좋은 점을 떠올리며 관계를 회복해 나갔습니다. 3월 한 달 동안 여섯권의 영적 독서와 서평을 쓰고, 5월 가톨릭미술가회 전시를 준비하며, 아름다움을 통해 하느님의 창조성을 묵상하는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체력이 고갈되면 짜증이 늘어나는 습관을 반성하고, 깊게 숨 쉬어보기, 속도 늦추기와 같은 몇가지 제안들을 행해보며 마음을 다스려보았습니다. 소풍가기, 특별한 장소 찾아가기를 행하려고 동기 몇 명과 목포 성지를 다녀왔습니다. 의미 있고 아름답고 좋은 곳이었으나 먼 길을 무리한 일정으로 다니느라 과로로 눈에 핏줄이 터지는 부작용이 생겼습니다. 적당한 선 찾기, 몸 돌보기, 자신 돌보기를 못 한 것 같습니다.

모든 실천을 다 지킬 수는 없겠지만, 사순이 단순한 의무나 관습이 아니라, 내 삶을 변화시키는 실제적인 시간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아가고 있습니다. 매일의 작은 실천이 결국 하느님께 나아가는 길이고, 사랑의 행위인 듯 합니다. 사순의 끝에는 반드시 부활이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이 사순을 지나며, 더 깊은 사랑과 기도의 삶으로 초대되기를 바랍니다. 주님의 평화가 함께하시길 빕니다.


본 서평은 출판사의 도서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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