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떠난 새벽길 - 한수산 순례 에세이
한수산 지음 / 생활성서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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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산 작가의 『내가 떠난 새벽길』은 1,2부에서는 브뤼기에르 주교의 조선 입국을 위해 오신 험난한 중국 여정길을 따라가고, 3부에서는 중국 마카오 필리핀으로 김대건 최양업 최방제 세 신학생의 자취를 찾아다니는 순례 에세이입니다. 세월이 흘러 세상이 그 옛날보다 좋아졌음에도 순례길은 고통스럽기만 한데요, 식사도 제대로 못하고, 화장실도 없는 험한 길을 몇 날 며칠 달려가고, 땀에 절어 옷을 짜서 입어야 되는 더위를 참아가며 순교자들의 발자취를 찾아다닙니다.

저도 종종 멀지 않은 순례지를 찾아 갈 때면 순교자들은 도대체 무슨 마음으로 이런 고생을 하셨을까 하는 생각이 항상 떠올랐습니다. 잘 모르지만 뭔가 숙연해지는 마음이 들어서 조용히 성지에 머물다가 오는 시간을 가지곤 하는데요, 그런데 이 책을 읽다가 문득 그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사람에 지친 상태로는 사람에게 잘 하기가 힘들어지던데 이 분들은 단순히 지치고 귀찮고 싫은 정도가 아니라 죽이겠다고 쫓아오는 사람들을 피하면서까지 타인들을 위해서 목숨을 내놓으시지요. 사사로운 감정이 섞이면 이렇게까지 큰 마음을 갖기가 힘듭니다. 이게 바로 나를 내려놓고 하느님 뜻대로 살아야 된다는 말의 의미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마음속에서 내 생각을 말끔히 지우고 하느님 말씀을 잘 생각하여 하느님 뜻대로 하지 않으면 인간의 마음으로는 자신을 희생하기 힘든 법이니까요.

우리는 각박하고 불안한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9월 순교자성월을 맞이하여 하느님의 사랑을 이웃에게 전하기 위해 나를 내놓은 분들이 계시다는 것을 기억하며 근처 가까운 곳이라도 가톨릭 성지에 다녀오셔서 이 시대의 위로를 전해 받는 시간을 가지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더불어 성지순례 떠나기 전 한수산 작가의 『내가 떠난 새벽길』을 읽어보시면 순례하는 마음가짐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실 수 있어 더욱 의미 있는 성지 순례가 되실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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