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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 읽기 ㅣ 세창명저산책 100
박찬국 지음 / 세창출판사(세창미디어) / 2023년 6월
평점 :
아마 이 글을 보는 분 중에 에리히프롬의 사랑의 기술 책 이름을 못들어본 분은 안계실 것 같다. 2009년 기준으로 이 책은 2500만부 이상 팔려나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이자 현대의 고전이다. 이미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수많은 자기 계발서와 교양 심리학책에서 모본이 되는 에리히프롬의 사랑의 기술에 살을 덧붙이고 있다. 시간적으로 먼저이지만 어쩌면 인문학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우리가 안들어 본 이야기 없고, 우리가 모르는 내용이 없는 사랑의 기술이라면 세창 명저산책에서 100번째 기념 특별판으로 박찬국 교수님의 글로 펴낸 사랑의 기술 읽기가 가진 특별함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이 더 나을 듯 하다.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사랑의 기술 책 중에서 꼭 세창 명저산책 100번째 책 에리히프롬의 사랑의 기술 읽기를 읽어야 하는 요소를 꼽으라면 우선은 재미있는 강의를 듣듯 내용이 편안하게 읽혀진다는 것이다. 책 읽을 때 그거 되게 중요하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박찬국 교수님이 아리스토텔레스와 프롬의 행복관에 대해 발표한 논문을 바탕으로 내용을 덧붙여쓰신 6장 때문일 것이다. 사람이 사랑을 하는 이유는 행복이다. 혼자 있기 외로워서, 좀 더 행복해지려는 마음으로 사랑을 하고자 하는것인데,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를 고찰해보면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한 답이 나온다. 6장 아리스토텔레스와 프롬의 행복관에 대한 내용은 이 책의 최대 강점이다.
그리고 책 커버와 편집이 아주 세련됐다. 요즘은 물질사회라서 사람들이 책을 읽는다는 개념보다 소유하고싶다는 개념으로 더 많이 인지한다고 한다. 그래서 책 만들기 못지 않게 굿즈제작에 출판사들이 열심이다. 만약에 책을 읽는거에 관심이 크지 않는 사람이라도 이번 100번째 특별판의 현대미술같은 커버의 세련됨과 상징성으로 인해 갖고 싶다는 마음이 생길것 같다. 세창은 명저 산책 100권을 기념해 에리히프롬의 사랑의 기술을 펴내며 99권까지의 명저 산책으로 꾸준히 써오던 커버를 교체했다. 세창 명저 산책은 어려운 인문 철학서들 해설서기 때문에 학생들 참고서처럼 디자인이 중요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백권 기념 특별판이 더 특별해 보이는 개인적인 이유는 책 디자인이 정말 멋지다는거다. 프롬의 사랑관을 그림으로 넘 잘 표현해냈다. 표지는 서로 극과 극인 검은색과 흰색으로 표현된 사람이 서로 깊이 끌어 안고 있다. 검은색과 흰색이 만약 서로에게 덕을 보려고 했다면, 상대를 내가 바라는 이상향으로 잘 못 착각해서 만나자마자 뜨겁게 불타오르는 사랑을 하게 됐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나의 착각으로 일어난 사랑은 얼마 지나지 않아 금방 식어버리게 되고 상대에게 질려버리며 혐오의 감정마저 느끼게 되어버리는 수 있다. 참된 사랑은 있는 그대로의 인격체로 혼자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라야 타인에게도 사랑을 나눠 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검은색과 흰색은 각자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하며 서로 다른 상대를 품어주고 서로 기댈 수 있는 두 사람으로 표현되어 있다. 거기에 흘림체의 컬러로 Erich Seligmann Fromm The Art of Loving이라고 썼다. 흑백에게 없는 다채로운 요소들도 받아들여 더 풍요롭고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느낌이다. 이미 커버가 책의 핵심을 다 알려주고 있다.
사실 내가 다른책보다 유독 세창명저산책을 좋아한다. 이유는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고전이라고 알려진 인문 철학책들은 베개처럼 크고 두꺼우면서 내용이 얼마나 어려운지 내가 한글을 모르는 것도 아닌데 글이 읽혀지지가 않아서 못 읽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아무리 어렵게 붙들었던 책이라도 세창 명저산책에서 나왔다고 하면 그 작가의 권위자가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는 쉬운글로 이해 안되는 부분 없이 편하게 풀이를 해줘서 세창 명저산책을 아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