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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잔의 비밀 - 최후의 만찬과 십자가의 신비를 밝히다
스콧 한 지음, 이형규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3년 5월
평점 :
개신교 목사를 희망하며 스콧 한이 신학교를 다니고 있을때의 일이었다. 어느 부활 전 주 성지주일에 요한 19장 30절 “다 이루어졌다.” 장면에 이르렀을 때 목사는 무엇이 이루어졌냐고 물었다. 스콧한은 당연히 구원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했는데 목사는 혹시 여러분이 구원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한다면 다시 생각해보라고 한다. 그 이후 무엇이 다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스콧한의 신학적 학문 탐구가 시작되었다.
고대 파스카 축제에는 피가 담겨져 있었고, 계약이 있었으며, 하느님의 어린양이 있었다. 모든이는 파스카 예식에 쓰인 어린양의 고기를 먹어야했고, 만찬의 각 과정을 마무리 짓는 네 잔의 포도주를 마셔야했다. 희생 제사는 하느님과 그 분 백성 사이의 모든 계약을 새로이 하고 확증하는 행위다. 마태오, 마르코, 루카 세 복음서에서 최후의 만찬이 파스카 만찬이었다고 언급한다. 이 세 복음에서는 파스카 만찬에 필요한 쓴나물, 희생제물인 어린양에 대한 언급이 없다. 그러나 네 번째 복음서인 요한 복음서에는 예수님께서 사형선고를 받으셨던 때가 파스카 축제 준비일이라고 밝히며 예수님을 어린양이라고 거듭 가리킨다. 성경의 내용에 의해 마지막 만찬이 파스카 축제중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예수님은 만찬에서 마지막 네 번째 포도주를 드시지 않으시면서 하느님의 나라가 완전히 도래할 때 까지 네번째 잔을 미루겠다고 하신다. 십자가에 매달리기 전 건네는 포도주를 거부하시고, 십자가에 못 박힌채 신포도주를 드시고는 “다 이루어졌다.”하고 숨을 거두신다. 이제 드디어 목사가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을 얻었다. 다 이루어졌다는 희생양인 예수께서 숨을 거두심으로써 이루어진 파스카를 뜻한 것이었다.
부풀어 오르는 빵은 인간의 노력과 계획이 들어가지만 누룩 없는 빵은 밀과 물만으로 만들어진 하느님께서 순수한 선물로 주신 것이다. 사도행전에서는 어린양을 먹는 장면이 없이 빵을 떼어 나누는 것이 나오는데 그들은 빵을 1년 한번, 혹은 분기별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자주 행했다. 그래서 사도행전의 내용에 따라 예배마다 누룩없는 빵을 나누었더니 가톨릭 적이라며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공부의 결과가 여기까지 이르자 그는 꿈에 그리던 도미니언 학장직을 제시받고도 가톨릭으로 개종하게 된다.
미사는 장엄한 ‘어린양의 만찬’이며 희생 제사고, 희생 제물은 바로 ‘어린양’이다. 어린양의 피는 하느님의 선택받은 민족에게 ‘자비’를 선사한다. 최후의 만찬으로 인해 성금요일에 일어난 십자가 처형이 희생제사로 변화했으며, 부활로 말미암아 희생제사는 성사로 변모했다.
무엇이 이루어졌는가? 파스카는 끝났다. 파스카는 성취되었으며 성금요일 전날 저녁 구약의 파스카로부터 시작되었으나 새 계약의 파스카인 성금요일 십자가 위에서 완수되었다.
스토리를 따라가며 파스카 축제, 희생 제사, 누룩없는 빵, 어린양, 미사에 대해 알게 되었고 내용들이 흥미로워서 읽는 재미도 좋고 종교적 상식도 넓히는 책이라 미사와 파스카에 대해 알고 싶은 분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