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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 사랑에 대하여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울리히 베어 엮음, 최성희 옮김 / 세창출판사(세창미디어) / 2023년 4월
평점 :
일단 『니체, 사랑에 대하여』는 책 커버가 마음에 들었다. 이런 그림을 책 커버로도 쓰는구나. 책 커버 그림이 동시에 두 가지로 보인다. 이건 책 내용이 독자가 해석하기 나름이라는 건데... 정답이 없는 시선의 다양성을 제시한 커버로 받아들였다. 좋다. 니체 철학 자체가 해석의 폭이 워낙 넓어서 평가가 극단적으로 다양하다는 것과도 연관이 있는 것 같다.
책 제목이 『니체, 사랑에 대하여』 니까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니체에게 사랑이란? 일반적으로 가장 보편적인 사랑은 남녀간의 사랑, 그리고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이라는 관점에서 니체는 연애도 제대로 못했고, 결혼도 못했고, 자식도 없다. 그러니 니체는 이런 사랑에 대해 이야기 한 건 아니지 싶다. 니체의 수많은 책들에서 발췌한 명언록 같은 책이지만 어디에도 어느책 어느부분에서 가져왔다는 이야기가 없다. 책의 제목을 이야기 하면 독자가 그 프레임에 갇혀 니체의 글을 이해하려 하기 때문에 편견 배제를 위한 전략같았다. 세창이 니체를 몰라서 그런건 아니다. 세창은 왜 이렇게 니체 책을 많이 내나요? 물었을만큼 세창에서 나온 니체 책은 많고 나도 여러권 갖고 있다.
예전에 현대 예술비평이란 제목으로 유명 비평가의 수업을 들은적이 있는데 그 분은 강의 평가서를 받아보면 반응이 극단적으로 나뉜다고 했다. 수업이 너무 형편없다며 막 욕을 적어내는 학생도 있고, 인생 강의로 꼽는다는 최고의 찬사도 있다고 한다. 나도 첫시간엔 뭐지? 이게 뭐지? 하다가 두 번째 시간부터는 세상에 넘 재미있어서 일주일내내 강의 있는 날을 손꼽아 기다린 적이 있다. 어렵고 진지한 내용이 그렇게 재미가 있었다. 그 때 느낀게 이 강사님은 현대 예술에 대해 강의를 하시는 동시에 강의의 형식 자체가 현대 예술형식이구나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왔다. 내가 넘 열광하니까 그 분이 “나는 제도권 안에 있는 교수가 아닌 강사라서 강의를 이렇게 할 수 있는거에요.” 하셨다. 이 책을 보다보니 그때 생각이 났다. 각 구절들을 옮겨 온 원본에 대한 언급이 없었기에 작가의 원 뜻 보다는 독자의 다양한 해석에 더 비중을 주었다. 이 책은 책 스스로가 동시대적 예술행위를 하고 있구나... 컨템포러리 아트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