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코프의 러시아 문학 강의 - 개정판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지음, 이혜승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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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 작품, 그리고 그 작품이 쓰인 시기의 상황은 서로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고 믿는다. 작가를 작품에 그대로 투영해서 보는 건 옳지 않겠지만, 적절한 사전 지식이 작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주는 것은 확실하다. 그런 맥락에서 이러한 ‘문학 강의’는 문학 작품을 깊이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등불과도 같은 존재가 될 것이다.

『나보코프의 러시아 문학 강의』를 집필한 블라디미르 나보포크는 ‘20세기가 낳은 러시아 문학의 거장이면서 미국 문학의 대표 작가 중 한 명’으로 인정받고 있다. 한국에 가장 잘 알려진 그의 저서는 아무래도 『롤리타』일 것이다.

이 책은 그가 직접 대학에서 교수로서 강의했던 강의록을 적절히 편집해 엮은 것으로 나보코프에게 문학이란. 특히 러시아 문학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뚜렷한 견해를 담고 있다. 시대별로 고골, 투르게네프, 도스토옙스키, 톨스토이, 체호프, 막심 고리키에 대해 구성되어 있으며 자필 원고나 메모 형태로 남아 있는 강의록 또한 그대로 수록되어 있다.

나보코프는 러시아 문학에 대해 독자들이 갖고 있을 고정관념을 산산조각 낸다. 예를 들자면 니콜라이 고골의 「외투」가 사회를 풍자하는 소설이 아니라고 주장하거나, 러시아 문학의 거장으로 알려진 도스토옙스키는 비난받을 수밖에 없는 극단적 이기주의자라고 주장하는 식이다.

“의사들의 사례 연구를 참고해서 도스토옙스키의 등장인물들을 그들이 겪고 있는 정신병의 종류를 중심으로 분류해 보았다. (중략…) 도스토옙스키 주인공 중에는 사이코패스가 많다. 스타로브긴은 ‘도덕적 정신 이상’, 로고진은 ‘호색증’, ‘라스콜니코프는 ’명백한 광기‘, 이반 카라마조프는 반쯤 미친 사람이다. 이들은 모두 인격 해리 증상을 보인다.” (p.214)

웃으면 안 되는데 여기는 보고 너무 어이없어서 한참 웃은 부분.

누가 도스토옙스키 작품론을 이렇게 쓰냐구요.

그 ’누구‘가 바로 나보코프였다….

먼저 읽었던 소설을 나보코프의 색다른 시선으로 다시 한번 바라보는 건 즐거운 경험이었다. 아직 읽지 않은 소설들은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들도 많았지만.. 이 책이 어렵다고만 느끼던 러시아 문학에 관심과 친근감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러시아 문학에 대한 나보포크의 강의를 생생한 직관 수준으로 느껴보고 싶으신 분들께『나보코프의 러시아 문학 강의』를 추천드린다. :)

- [책의 만듦새에 관하여]

- 톤 다운된 컬러의 패브릭 커버 + 양장본에 환장하는 나의 취향을 완벽하게 저격했다. 책등의 글씨 색깔도 진한 검은색이라 종이 커버를 벗기면 어떤 책인지 알기 힘들다는 게 매력 포인트! 게다가 폰트가 기존 책에선 보기 힘든 종류로 제작되어 있는데, 덕분에 강의의 내용이 더 친근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 을유책이 참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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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의 그리스 로마 신화
김헌 지음 / 을유문화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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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는 정보와 지혜의 보물 창고이며, 철학 이전의 철학이었고, 철학 이후에도 또 다른 결을 가진 철학으로 존속해왔습니다.” -p.10

 

어린 시절 만화책으로 얼핏 읽었던 그리스 로마 신화’.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건 제우스, 헤라의 이름과

어린이가 읽기에는 다소 충격적이던 내용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많은 지식과 이야기의 근간이 되기 때문에

언제 한 번 제대로 공부해봐야지 생각하고 있던 때에

을유문화사의 <김헌의 그리스 로마 신화>를 만났다.

 

김헌은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교수로,

지혜를 사랑한다의 합성어인 필로소피아(philosophia)’라는 말에 이끌려

고대 그리스 철학 연구에 정진하게 된 고전학자이다.

 

신화를 진정 사랑하고 깊이 이해하는 사람의 해석은 달랐다.

 

어려운 신들의 이름이라든지 복잡한 계보를

드라마를 보듯 쉽게 설명해줬고,

 

어릴 적 충격적으로 느껴지던 근친결혼 등의 스토리에는

은유적, 철학적 이유가 있었다.

 

또한 생각보다 우리 주변에 신들의 이름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예를 들어 핵무기에 관련된 원소인 우라늄플루토늄

하늘의 신 우라노스와 저승의 신이자 죽음의 신인 플루톤에서 가져온 이름이다.

이런 식으로 많이 들어왔던 이름들이 신의 이름과 같다는 걸 알게 되는 것도

이 책의 흥미로운 점 중 하나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제대로 공부해보고 싶었으나

그 방대한 내용에 망설여졌던 사람이라면

<김헌의 그리스 로마 신화>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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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적인 브랜드가 살아남는다 - 마케팅이 통하지 않는 세상에서
마크 W. 셰퍼 지음, 김인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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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북으로 읽는 중인데 요즘 시대에 적합한, 본질적인 마케팅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서 좋습니다. 종이책으로도 구매해서 소장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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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하고 무해하게, 팔리는 콘텐츠를 만듭니다
옥성아.채한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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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우리 모두 콘텐츠를 생산하는 시대다.

어찌 보면 우리가 가볍게 올리는 인스타 스토리 하나도 콘텐츠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좋은 콘텐츠란 무엇일까 고민하는 시간이 늘었고

이 책이 그 고민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책장을 펼쳤다.

 

처음에 제목만 봤을 때는 마케팅 방법을 다룬 자기계발서인 줄 알았다.

몇 장 읽다 보니 자기계발서라기보다는

옥피디와 채과장의 <고막메이트> 기획 과정을 담은 에세이정도라고 하는 게 더 적합할 것 같다.

 

<고막메이트>201910월에 처음 시작해서 유튜브에서 오래 인기를 끌었던 웹예능이다.

나도 재밌게 봤던 프로그램이기에 즐거운 마음으로 끝까지 책을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자기계발서를 기대하고 구매했는데 <고막메이트>를 모르는 사람이라면.. 조금 당황스러울 수도 있겠다. 이런 부분은 띠지에서라도 표시해주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고막메이트>는 콘텐츠 소비자의 입장에서 재밌게 시청하기만 했었는데,

기획하고 제작한 사람의 입장이 되어 그 과정을 따라가 보는 시각은 새로웠다.

생각보다 하나부터 열까지 시청자를 고려하며 기획된 부분이구나 싶어서 감동이기도 했고,

앞으로 콘텐츠를 제작할 때 이런 마음가짐을 잊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지금 바로 팔리는 콘텐츠 제작에 활용할 꿀팁을 찾으시는 분들보다는

좋은 콘텐츠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위즈덤하우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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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신예식장 - SINCE 1967
한승일 지음, 백낙삼.최필순 주인 / 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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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낙삼 어르신이 인생과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보고 코끝이 찡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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