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와 작품, 그리고 그 작품이 쓰인 시기의 상황은 서로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고 믿는다. 작가를 작품에 그대로 투영해서 보는 건 옳지 않겠지만, 적절한 사전 지식이 작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주는 것은 확실하다. 그런 맥락에서 이러한 ‘문학 강의’는 문학 작품을 깊이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등불과도 같은 존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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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코프의 러시아 문학 강의』를 집필한 블라디미르 나보포크는 ‘20세기가 낳은 러시아 문학의 거장이면서 미국 문학의 대표 작가 중 한 명’으로 인정받고 있다. 한국에 가장 잘 알려진 그의 저서는 아무래도 『롤리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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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그가 직접 대학에서 교수로서 강의했던 강의록을 적절히 편집해 엮은 것으로 나보코프에게 문학이란. 특히 러시아 문학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뚜렷한 견해를 담고 있다. 시대별로 고골, 투르게네프, 도스토옙스키, 톨스토이, 체호프, 막심 고리키에 대해 구성되어 있으며 자필 원고나 메모 형태로 남아 있는 강의록 또한 그대로 수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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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코프는 러시아 문학에 대해 독자들이 갖고 있을 고정관념을 산산조각 낸다. 예를 들자면 니콜라이 고골의 「외투」가 사회를 풍자하는 소설이 아니라고 주장하거나, 러시아 문학의 거장으로 알려진 도스토옙스키는 비난받을 수밖에 없는 극단적 이기주의자라고 주장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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