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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멀 피플 ㅣ 아르테 오리지널 11
샐리 루니 지음, 김희용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4월
평점 :
품절
엄마가 변호사인
부유한 집안의 딸 메리앤과 그 집 가정부의 아들인 코넬은 같은 학교 동급생이다. 메리앤은 학교에서 괴짜로
이름나 있고 코넬은 축구부 주장을 할 만큼 인기 있는 학생이었다. 이렇듯 서로 절대 어울리지 않을만한
둘은 남몰래 이러한 차이를 뛰어넘은 감정을 키워간다. 그러나 거칠고 부끄럼 많은 10대 시절이었기에 코넬은 매리엔에게 큰 상처를 주게 되고, 메리앤이
고등학교를 그만둔다. 그 후 한동안 서로 만나지 못하다가 같은 대학에서 다시 만난 두 사람은 다시 한번
인연을 이어나간다.
메리앤은 코넬의
몸짓과 말 하나하나에 크게 동요했고, 코넬 또한 메리엔과 함께 있을 때만 온전히 자기 자신인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실제로 사람 간에 ‘케미’가 있다고 말하는데, 겉으로 보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둘에게는 둘만
느낄 수 있는 그러한 화학 반응이 있었던 것 같다. 다른 사람에게는 느낄 수 없는, 메리앤과 코넬이 만났을 때만 일어나는 어떠한 작용이. 같이 있으면
편안해지는 사람, 말투와 사소한 행동거지까지 왠지 좋은 사람, 다들
한 번쯤은 만나본 경험이 있지 않은가.
서툴렀던 두 사람이
서로 상처를 주기도 하고, 다른 사람을 만나서 상처를 받기도 하는 과정을 보며 공감되는 부분들이 많았다. 어떤 인연은 나를 성장시키지만 어떤 인연은 나를 망가뜨린다. 보통
어린 나이에는 내가 망가지고 있다는 것을 잘 알지 못해서, 잘못된 인연 옆에서 상처 입고 주변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기도 한다. 그리 오래 산 편은 아니지만 23년
살며 느낀 것은 나쁜 인연에 얽혀 망가지는 것보다는 혼자 외로운 것이 나에게 훨씬 이롭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정말 소중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다정한 마음을 아끼지 않고 표현하는 게 좋다는 것.
책에 나온 대사처럼
이십 대 초반이라는 나이는 참 기묘해서 사소한 결정, 곁에 있는 작은 인연 하나로도 삶이 크게 바뀔
수 있는 것 같다. 가끔은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완전히 다른 사람들과 이 기묘한 시기를 보냈다면 내가
지금 어떤 사람이 되어있을까, 하는 상상도 해보고는 한다. 어쨌거나
나의 사소한 결정들이 만든 지금의 나에 만족하지만, 그런 상상은 언제나 부질없고 또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