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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백 년째 열다섯 4 - 구슬의 미래 ㅣ 텍스트T 14
김혜정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4월
평점 :
첫눈 오던 날, 도서관 예약도서의 입고 소식에 바로 달려갔던 나는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고 그대로 완독했다.
나는 이 책의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을 좋아한다. 가을, 가을의 엄마와 할머니, 신우, 휴, 령, 유정, 선, 수수, 진, 현까지 모두의 이야기가 대부분 이해되었고 공감이 가서 읽는 내내 마음이 많이 간 소설이다. 최근에 드라마 말고 이렇게 푹 빠져서 읽은 책이 없었는데 이런 책을 세상에 내어주신 김혜정 작가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가을 곁에는 늘 좋은 이들이 있다. 각자의 방식으로 걱정하고 사랑하며, 가을이 휘청일 때 단단히 버텨주는 사람들. “야호는 반드시 은혜를 갚는다”는 말처럼, 그들의 관계는 따뜻하고 견고하다.
4권에서는 정체를 숨기며 살아오던 야호랑이 결국 세상에 정체를 드러내려는 장면들이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미래를 본 가을은 그 계획을 막기 위해 애쓰지만, 모두가 그저 가을이 불안해서 그러는 것으로 넘겨버린다. 그 과정에서도 신우는 언제나 가을의 편에 서서 믿어준다. 누군가에게 이렇게 끝까지 믿음이 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든든하고 눈부신 일일까.
마지막 장면에서 가을은 야호랑의 원호답게, 그리고 가을답게 행동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뭉클함이 오래 남았다. 마치 이 세계가 책 속 어딘가에서 여전히 이어지고 있을 것만 같았다.
책을 덮고 난 지금도, 가을과 신우, 엄마와 아빠, 할머니, 유정, 휴, 진, 수수까지 모두가 행복한 얼굴로 어딘가에서 잘 살아가고 있을 것만 같다. 마지막을 보내는 게 너무 아쉬워 한참을 마지막 페이지에 머물렀다.
이 이야기를 떠나보내려니 아쉽지만, 그만큼 오래 마음속에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