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동안 내린 눈으로 온 세상이 멈춰 버린 어느 날, 눈보라가 잦아 들자 멈춰있던 계란말이 버스가 약속을 지키러 떠난다. 2019년에 출간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던 ‘계란말이 버스’는 한 겨울에 소복히 쌓인 눈처럼 선물 같이 우리에게 왔다. 삼년 동안 눈이 내리면서 사람들의 마음에 벽도 함께 쌓여간다. 속절없이 쌓이는 눈의 높이 만큼 그저 자기만의 세상에 갇혀버린 사람들을 보며 어느 새 마음의 장벽을 잔뜩 쌓고 사는 나와 내 주위의 사람들이 보였다. 허물없이 손을 내밀고 함께 한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새삼 또 생각하게 하는 순간이다. 오랫만에 본 노란 버스가 쌓이는 눈에 갇혀서 움직이지 못할 때 사람들이 너도 나도 나서서 계란말이 버스를 돕는 부분을 보며 이게 사람의 정이지 싶었다. 그리고 움직이는 노란 계란말이 버스를 보며 혹시 이 노랑이 희망을 전하는 것은 아닌지 또 생각하게 되었다. 노란 계란말이 버스는 노란 희망의 빛으로 마을을 물들이는 것은 아닐런지. 어느 가게의 노란 리본을 보며 울컥 마음이 아파오는 것은 그 날의 기억 때문인지, 아니면 대가 없이 내것을 내어주고 함께 해쳐 나가는 것을 본 감동 때문인지 나도 잘 모르겠다. 따스한 내용에 나도 포근하게 마음이 덮혀 오는 것 같은 이 책은 책을 다 읽고 나서 아이와 나도 모르게 서로 꼭 안아주게 되는 매력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