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반도체 쇼크, 이미 시작된 미래 - 반도체 최악의 위기에 대응하는 7가지 시나리오
최윤식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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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반도체. 반도체 없는 생활은 상상하기 힘들다. 앞으로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이 발전할수록 반도체의 활용도가 점점 더 커지면서 반도체 산업도 성장하리라는 점은 모두가 주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만큼 반도체는 국가적으로 중요한 산업이고 경제적 파급효과도 크다. 또한, 반도체는 수출 주력상품이라서 작년 초에 반도체 수출 급감의 여파로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적도 있으며, 반도체 수출이 회복되면서 경상수지도 흑자로 전환되기도 했었다. 이런 점을 생각했을 때 국가적으로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고 지원하고 있다는 점이 놀랍지 않다. 이는 비단 한국 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대만, 중국 등 세계 주요국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특히 반도체의 경제적, 안보적 중요성이 크기도 하고,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가 공급망 위기를 경험해봐서 인지 미국이나 중국의 반도체 산업 정책이 심상치가 않다. 미국은 반도체지원법을 통해 자국 내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강화하고 중국의 반도체 산업을 견제하고 있다. 중국은 반도체 굴기를 내세우며 수입대체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이 빅2 국가가 자국의 반도체 산업 보호를 위해 적극 나서는 상황에서 한국의 반도체 산업의 미래는 어떨까.


 이 책은 이런 질문에서 시작한다. 반도체 산업은 한국 경제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반도체 산업이 휘청이면 우리 경제도 힘들어질 수 있다. 저자는 현재를 한국 반도체 산업의 위기라고 진단하고 아직 드러나지 않은 잠재적 위기가 구체화될 경우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7가지 시나리오로 보여준다. 


 이 7가지 시나리오는 정치, 경제, 지정학부터 시작해서 기술, 환경까지 아우른다. 최악의 시나리오가 왜 이렇게 많나 싶지만 읽어보면 하나하나 다 가능성이 있는 내용이다. 특히 미국 대선이나 점차 고조되고 있는 중국-대만간 갈등과 관련된 시나리오는 읽다보면 왠지 실제 일어날 수도 있을 것 같다. 저자가 시나리오들을 과거의 사례와 데이터에 기반해서 펼쳐나가기 때문에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사실 저자가 제시하는 시나리오는 단순히 반도체 산업에만 영향을 끼치는 내용들은 아니다. 하나같이 파급력이 큰 사안들이라 아마 하나라도 실제로 일어난다면 우리의 생활에 큰 변화를 야기할 문제들이다. 하지만 관점을 반도체에 맞춰놓음으로써 반도체 산업이 정치, 경제, 기술, 심지어 환경까지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거대 영역이라는 점과 현대사회의 복잡성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된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개인의 입장에서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정부와 기업이 모두 나서서 대응해도 해결이 안될 수도 있다. 저자도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지는 않다. 사실 해결책이 있는지도 의심스럽다. 하지만 최소한 이러한 위험성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는 앞서나갈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반도체 산업의 위상과 국내외 상황을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책 한 권으로 이런 정보를 정리해서 얻을 수 있다니 참 효율적이다. 저자가 제시한 시나리오들을 보면서 좀 더 다양한 시각에서 현상을 바라보는 눈을 키우고, 최근의 국제정세에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반도체 산업 말고도 수많은 산업들에 대해 비슷한 시나리오를 써볼 수 있지 않을까. 과연 우리는 지금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걸까. 미래에 이 시기를 돌아보면서 그때 미리 준비했어야 하는데라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의 후회만은 하지 않길 바란다.



이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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