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문학 기행 - 방민호 교수와 함께 걷는 문학도시 서울
방민호 지음 / arte(아르테)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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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익 문학 중심의 리얼리즘 문학과는 대비되는 모더니즘 문학의 형태로 박태원 연구가 수용되었고, 그쪽으로 이목이 집중되었습니다.

모더니즘은 어떻게 정의내릴 수 있을까요? 모더니즘에는 ‘반복되는 현재‘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그 핵심은 바로 일상성이지요. 일상성이란, 어제와 오늘이 같고, 오늘이 내일과 같다는 인식입니다. 이상을다룬 1장에서 미셸 푸코의 감시와 처벌을 언급하면서, 규율과 통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감옥, 학교, 공장, 회사, 군대 등의 시설과 구조는 현대 세계의 메커니즘으로서 규율의 내면화, 항상성 유지를목적으로 합니다.

 자본주의의 현대 세계는 삶의 반복성, 규율의 내면화를 중심으로 조직된 것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한 연구의 대표적 예로 최혜실 선생의 논문이 있습니다.
그는 자본주의적 일상성으로 구성된 현대 세계의 바깥을 살아가는 산책자 개념을 중시합니다. 보들레르의 산책자, 벤야민의 산책자, 벤야민이 이야기하는 보들레르에 있어서의 산책자까지.....… 산책자는 시간을 본인의 의지대로 쓸 수 있으며, 자기가 보고자 하는 것을 바라볼수 있습니다 - P124

그럼으로써 구조화된 도시의 모습과 일상적 세계를 바라보며, 거리를 두고 관찰하지요. 그 결과, 산책자는 도시라는 반복적 일상의 외부를 살아갈 수 있게 됩니다. 그러한 산책자라는 관념을 연구에도입한, 당시로서는 신진학자가 바로 최혜실입니다.

제가 박태원을 연구하기 시작하면서 발견한 점이 있습니다. 그의 소설이 리얼리즘 소설과는 아주 다른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으면서도 독특한 리얼리티 효과를 추구한다는 것인데요. 저는 이 문제를 중심으로제 나름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론‘을 쓴 셈입니다.

박태원의 호를 이름으로 한 주인공 ‘구보‘는 한낮에 다옥정의 집을나섭니다. 어슬렁어슬렁 청계천변을 걸어서 광교 모퉁이에 다다라 종로 네거리를 향해 걷습니다. 거기서 구보는 전찻길을 건너 화신 백화점쪽으로 갑니다.
당시엔 전찻길이 있었는데, 이 전차 노선도가 굉장히 중요해요.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의 산책자가 취한 경로와 여정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지요. 이미 [모던뽀이, 경성을 거닐다]가 큰 화제를낳은 바 있는데요, 이 책은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을 산책자 개념으로파악한 연구의 최종판에 해당한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 P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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