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정치적으로 무(無)사상자였죠. (그렇습니다. 이미 우환은 자신의 예술론에서 근대에 이분법 논리가 낳은 20세기의 분열과 갈등 상황을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삶의 모든 영역에서 양쪽 어디에도 극단적으로 치우치기를 거부하는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양쪽 어디에도치우치지 않는 어중간한 애매함 속에서 양자의 조화로운 만남, 대화, 관계 맺기를도모합니다. 그의 삶에서도, 예술에서도.) - P410
. 삶에서나 예술에서나 그는 안과 밖을 끊임없이 드나들며 바람이 통하게 합니다. 마치 정말 바람인 것처럼. 그는 애매한 중간에 서 있는 만큼 양극단을 조금 더 균형 잡힌 시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양극단이 서로 대화를 주고받으며 한데 섞이고 있는 순간을 포착할 수 있죠. 마치 우리네 태극처럼. 그렇기에 (절대 만날 일 없을 것 같은)양극단의 존재를 한 장소에 초대해 만남을 성사시킵니다. 오늘도 돌과철판이 대화를 나누는 중에 어떤 청아한 공명이 일어나길 바라며, 그는 조율에 골몰하고 있습니다. - P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