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으며 '신이 인간을 필요로 하는 게 아니라 인간이 신을 필요로 할 뿐 입니다' 라는 문장에 공감이 갔다. 더불어 본문에서 저자는 우리는 삶 가운데에서 맞닥뜨리는 고통을 줄이기 위해서도 존재론적인 근원을 찾기 위해서도 인간은 신에게 기도 한다고 말한다. 사실 신이 인간을 선택하고 필요로 한다면 어떤일이 일어날 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는 대부분 삶의 문제가 너무 큰 나머지 신을 찾고 나도 모르게 간절히 기도하게 된다. 눈 앞에 닥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몸부림 그 고통의 근원에 믿는 인간이 있다. 믿음을 논함에 있어 어떤 형이상학적 이론이 필요할까? 인간은 그저 사는 것이 버거워 신을 찾고 그런 가운데 믿는 인간으로 성장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 [ 믿는 인간에 대하여 ]는 [ 라틴어 수업 ] [ 로마법 수업]등의 전작을 쓴 저자 한동일의 수업 시리즈 중 한 권이다. 저자는 이 책을 ' 수업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느낌으로 종교와 신앙을 주제로 책을 썼다고 서문에 밝히고 있다. 저자의 약력을 보니 법학을 공부한 학자이며 변호사지만 교회법학을 전공하고 로마교황청립 라테라노 대학에서 수학한 반 사제와도 같은 분이었다. 그래선지 가톨릭의 역사와 기독교 중세의 교회에 대한 역사적 배경이 탄탄하다.
개인적으로 특정 종교를 믿는 건 아니지만 한때 신학을 공부해볼까 하는 생각을 할 만큼 기독교 역사와 교리에 대한 관심이 많았지만 역시 공부를 해 보면 교리보다는 역사에 훨씬 재미를 더 느낀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 책은 내가 평소 관심있는 내용들을 담고 있으며 특히 저자의 박식한 종교적 이론을 배경으로 중세의 흐름을 통해 내려오는 가톨릭, 이슬람, 기독교의 관계와 성경적 배경은 매우 흥미롭다.
신에 대한 믿음이 퇴색되는 시대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지만 예배를 드리기위해 유럽의 교회를 찾는 이들이 점점 줄어가고 있다고 한다. 과연 교회안에 신이 존재하기나 할까? 마치 세계의 교회는 역사적 배경을 가진 관광지로 전락하는 느낌이다.
저자는 '수도복을 입었다고 해서 모두 수도자나 성직자가 되지 않는 것처럼' 에배할 공간을 화려하게 만든다고 해서 인간마저 더욱 영적으로 거룩해지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오히려 종교의 진정한 도덕적 권위화 힘은 세속의 힘과 권위를 버리는 것에 서 찾을 수 있으며 버리는 만큼 민중의 마음에 영적 거룩함이 피어날 수 있다고 쓰고 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갈수록 부피를 키우고 부자 세습을 일삼는 한국의 대형교회들이 믿음을 설파하는 모습에서 모순점을 찾을 수 있다. 또한 자신만의 종교 우선주의로 타 종교에 대한 배타적인 모습 또한 진정한 믿음을 가진 성스러운 성도의 모습인가? 하는 의문도 들게한다. 이 책은 진정으로 신을 믿는 인간의 모습은 어떤 것인지 역사 안에서 그 근원을 찾고 믿음에 대한 새로운 성찰을 갖게 하는 책이다.
'어떤 별을 바라보는가에 따라서 우리가 가는 걸음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저자의 말처럼 독서를 통해 진정한 믿음을 갖는 인간의 모습을 숙고해 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유익한 일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