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사회 - 공정이라는 허구를 깨는 9가지 질문
이진우 지음 / 휴머니스트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공정이라는 허구를 깨는 9 가지 질문이라는 부제가 붙은 책이다. 이 책은 '공정'이라는 주제를 화두삼아 아홉 개의 챕터마다 법치주의, 능력주의, 학벌주의, 분배, 불평등과 양극화, 경쟁, 연고주의, 정의, 신뢰라는 키워드를 중점적으로 다루며 한국사회가 왜 혹은 얼마나 불공정 사회인지 하나씩 풀어 나가고 있다.

사실 한국만큼 정의로운 것에 대해 민감한 사회가 또 있을까 싶다, 몇 년 전 정치철학서인 마이클 센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딱딱한 책이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며 읽진 않았어도 집집마다 책꽂이에는 반드시 꽂혀 있는 책이라는 말이 돌 정도로 유행했던 적이있다. 저자또한 서두에서 ' 공정을 간절히 외치는 사회는 불공정 사회'라고 정의하며 자유와 평등이 사회적으로 보장된 사회에서는 자유를 갈구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 만큼 정의에 민감하지만 민감하기만 한 불공정 사회가 한국 사회다.

사실 한국 사회가 불공정 사회가 된 이유에는 여러 역사적 배경이 바탕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한국 전쟁으로 피폐해진 상황에서 대기업 위주의 국가 개발과 독재 정치라는 배경, 이 책에서도 분명히 언급되고 있는 학벌 우선주의와 IMF, 신자유주의 정책 등등 근 70년의 현대사를 거쳐오며 압축 성장한 과정에서 공정이라는 단어를 논하기에는 전 세대를 포함 기성세대마저 먹고 살기에 급급한 시대였다.

저자는 이 책을 쓴 동기가 정치 철학의 이론을 바탕에 두지만 현실적인 물음에서 시작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그래선지 매 챕터마다 정치철학의 이론과 맞물려 예시되는 정치적 사안과 사회현상들의 적절한 배열은 사회문제에 관심히 많은 독자들에게는 쉽게 이해되는 사안들이었다.

특히 능력주의를 논하는 2장에서 인국공 ( 인천국제공항 ) 사태를 예로 들며 '고용이 극도로 불안정한 상황에서 일자리를 늘리지는 않고 일자리 형식을 바꾸는 것은 불공정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사실 인국공 사태에 반발하는 세대를 보며 무엇이 문제인지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했던 상황에서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정의의 개념을 이해해야 했다고 할까?


오늘날 특권층은 사회적 지원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 없다. 그들은 자신들이 누리는 특권을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사회적 협동의 산물을 자기 것으로 생각하는 태도는 지극히 부당한 것이다. 여기서 모든 불공정은 시작된다. 오늘날 많은 사람든 여전히 열심히 일하면 자신이 선택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착각은 서서히 부서지고 있다

불공정 사회 중에서


이 책을 쓴 저자 이 진우는 계명대학교 등에서 30년간 정치철학을 가르쳐 온 교수다. 그래서일까? 이 책을 읽다보면 9개의 챕터마다 논하는 담론을 통해 우리 사회의 공정에 대한 허구는 그저 허구일 뿐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지할 수 있다. 진짜가 아닌 것이 진짜인척 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변화란 요원하다. 이 책 [ 불공정 사회 ]는 원론적이고 딱딱한 이론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현실을 반영한 담론들로 우리가 세상과 정치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 준다. 덕분에 책을 다 읽고 나면 학부에서 정치 철학에 대한 한 학기 수업을 들은 것 같은 알찬 느낌이 드는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