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질문은 시한부 진단을 받은 알버트엑네 해당되는 질문이지만 나 곧 우리 모두가 받을 수 있는 질문이다. 과연 나라면 가족들에게 짐이 되는 삶을 의지하며 연명할 것인가? 아니면 스스로 목숨을 끊을 것인가?
알버트는 방명록에 글을 쓰며 자신의 인생과 삶을 회고하고 태초의 우주적 관점에서 자신 곧 자아에게로 포커스를 맞추며 포괄적인 사고를 통해 죽음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려고 애쓴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호수에 빠져 죽는 것. 하지만 꿈이었는지 생시였는지 스스로 판단하지 못한 체 오두막의 옛 주인을 만나게 되고 다시금 깨달음을 얻게 된다.
" 인간은 외딴 섬이 될 수 없다. 개개의 인간은 대륙의 일부이자...."
의식과 정신셰계는 모든 게 그대로 인데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는 육체를 가지고도 그럼에도 살아야 하는 삶, 그렇게 사는 것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배려이며 사랑일 수 있을까? 그렇게 살다가 삶을 마감하는 여정에서 어느 부분에 큰 사랑이 숨어있는 건지. 하지만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된 우리에게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은 나의 죽음만큼이나 고통스럽다는 걸 인지하게 한다.
죽음을 통해 다시한번 삶의 철학적 가치를 묻은 이 짧은 소설은 적은 분량안에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 책을 쓴 요슈타인 가이더는 노르웨이 태어난 작가로 전작으로 [ 소피의 세계 ] 를 썼다. 이 책 [ 밤의 유서 ]는 철학 소설이자 인생을 반추하는 소설이며 반짝이는 호수가운데서 삶의 근원적인 질문을 떠올리게 하는 깊이있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