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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죽음을 읽는 시간
이유진 지음, 최수현 낭독 / 오티움 / 2021년 8월
평점 :
'나를 용서해 줘 '
'나도 너를 용서할게'
'그 동안 고마웠어'
'사랑해'
본문에 나온 위의 문장들은 죽음을 앞둔 사람과 가족들이 서로 나누어야 할 가장 중요한 네 가지 대화 주제라고 한다. 어느 한 문장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주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위암 말기 판정을 받고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갑자기 돌아가신 나의 아버지의 죽음은 남은 가족들에게 많은 상처와 트라우마로 남아있다. 그 당시 조금이라도 죽음에 대해 알았더라면, 죽음이 갈라놓는 이별 앞에서 위의 문장 중 하나의 주제로라도 깊은 대화를 나누고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면 나와 내 형제들은 아버지의 죽음 이후의 시간을 조금은 편하게 지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의 나와 내 형제들은 너무 어렸고 병에 대해서도 죽음에 대해서도 너무 몰랐다. 그 이후 아버지의 죽음이 주고 간 트라우마로 형제들은 제 각각 너무도 힘들었으며 십 여년이 지난 지금에사 겨우 안정되어 살고 있다.
아버지의 죽음이 남겨준 과제처럼 죽음에 대한 나의 성찰은 그 때부터 시작된 듯 싶다. 본격적으로는 나이 오십이 넘어서야 죽음에 대한 바른 이해와 관심을 갖기 시작했달까? 세상 기준으로 본다면 죽음을 논하기에는 아직 이른 나이지만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는 공부는 분명 남은 인생에 커다란 성찰을 준다.
이 책 [ 죽음을 읽는 시간 ] 또한 그런 의미에서 관심을 가지고 읽게 된 책이다. 생과사, 그 중 죽음을 다루는 직업으로 대표적인 직업이 의사다. 이 책은 정신과 전문의 이자 호스피스 완화의학을 공부하고 미국에서 암환자들의 정신건강을 돕는 정신종양학 전문의가 쓴 에세이다.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든 생각은 나와 내 가족이 그리고 돌아가신 아버지가 이 책을 쓴 저자와 같은 의사를 만났다면 우리의 겪은 이별은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암환자를 포함 그 가족이 겪는 고통은 사실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가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럽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잘 이별하고 그나마 편안하게 인생을 마감할 수 있는 지혜를 주고 있다
특히 '초보자를 위한 죽음 안내서'라는 챕터에 나온 죽음을 맞이하는 수순은 큰 의미로 다가왔다.
정신과 전문의이면서 완화의학이 필요한 환자들의 정신적 고통을 함께 들여다보고 위로하는 저자는 고통 속에 있는 여러 환자들을 상담한 경험을 통해 글을 쓰고 있다. 저자가 경험한 수 많은 죽음의 사례를 통해 죽음에 대한 남다른 생각과 깊이있는 글들은 두려워서 도외시하고 외면하려는 우리에게 큰 일침을 준다. 결국 죽음을 읽는 시간이 곧 삶을 살아가는 시간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