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김 탁환 작가의 에세이를 읽다가 작가는 글을 쓸때 첼로 연주곡을 들을며 쓴다는 문장을 본 기억이 났다. 그 이후로 나 또한 글을 쓸 일이 있을 때는 클래식을 걸어 놓고 쓰곤 한다. 작가처럼 심오한 창작 행위를 하는 건 아니지만 집중이 필요할 땐 커피만큼이나 좋은 것이 클래식 음악 그 중 현악기 연주곡이다. 그 팽팽한 현의 날카로운 선율이 두뇌 활동을 도와 준다고 해야할까? 그렇게 한 곡 두 곡 찾아듣다보니 잘 알못 클래식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재즈나 록음악도 계보를 알고 들으면 훨씬 잘 들리는 것처럼 클래식에 대한 공부가 필요할 때 만난 책이 이 책 [ 그런 순간, 이런 클래식 ] 다.
이 책은 바이올리니스트이며 클래식 활성화를 위해 집필 활동도 겸하고 있다는 김 수연 작가의 책이다. 바이올리니스트가 추천하는 클래식에는 어떤 곡들이 있을까?
4장의 챕터로 나누어져 있는 이 책은 각 장마다 따뜻한 에세이와 독자와 공감대를 형성할 만한 소재를 정해 그 소재와 적합한 곡들을 추천하고 있다. 이 책의 묘미는 첫 장 봄을 주제로한 추천곡 '루드비히 판 베토벤'의 로망스 1번 작품번호 40 부터 매 장마다 추천하는 음악을 플레이리스트에 담아서 음악과 함께 책을 읽는 재미다.
들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로망스가 베토벤이 작곡한 곡이라는 건 이 책을 통해 알았다. 평소 '지니'라는 음원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데 각 장마다 소개된 음악을 전부 찾아 플레이리스트에 담았다. 작가가 추천해주는 곡 전부가 다 좋다고 말할 수는 없었지만 익숙하고 잘 아는 곡인데 제목을 몰랐던 곡이나 곡에 대한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알고 음악을 들으니 음악이 훨씬 더 잘 들린다고 해야할까? 이 책은 눈으로 보는 책이 아닌 귀로 읽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