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멕시코 국경을 통해 미국으로 이주하기 위한 온두라스 이민자들의 목숨을 건 탈출에 대한 기사를 인상깊에 읽은 기억이 난다. 같은 자국민들이면서도 이민자들에게 행해지는 ' 강도, 납치, 강간, 살인'등과 같은 위험은 일상이며 그런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미국으로 건너가기 위해 목숨을 건 탈출을 하는 남미인들이라니...그 곳에서 벌어지는 삶의 행위란 어떤 것일까? 이 책 [ 인류, 이주, 생존 ]은 그런 의미에서 관심을 갖게 된 책이다.
이 책 [ 인류 이주 생존 ] 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한 마디로 정의내린다면 '인간은 살기 위해 끊임없이 이동한다' 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말한다면 인류의 역사는 이주의 역사이며 인간은 생존하기 위해 끊임없이 이동해야 하고 이동해 온 생명체다. 하지만 근대에 고대 인류가 생존을 위해 무리지어 이동을 해 왔다는 걸 감히 상상하지 못했다는 고정된 사고방식과 오류에 대한 이야기들은 책을 읽으며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왔다. 저자는 이민자들이 이주하지 못하도록 과학자와 정치인들의 결탁을 통해 만들어낸 반 이주 자료들과 유언비어를 통한 끊임없는 조작행위들의 사례들을 디데일하게 소개한다. 더불어 이민자를 대하는 정치적 자세 ( 이민이 사회적 재앙을 불러올 수 도 있다는 ) 는 현대에 들어 점점 고착화되어가고 이주를 위험한 행위로 규정짓기 위한 트럼프와 일당들의 사고 방식에 대한 고발은 이 책을 읽는 재미를 한층 더 갖게 해 준다.
장마다 조금씩 다른 담론들을 다루고 있어 이 책은 생각할 거리도 읽을 거리도 풍부하다. 이주에 대한 주제에 걸맞게 인종에 대한 편견과 유럽인들이 원주민들을 다뤘던 역사에 대한 각종 일화들은 흥미를 더한다. 또한 아프리카나 아시아인에 대한 편견과 우생학이 유행하던 20세기 초반 혼혈 인종의 취약점을 찾기 위한 과학자들의 연구 과정은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이 책을 쓴 소니아 샤는 과학저널리스트이며 저술가이다. 그녀의 부모님은 의대를 다니던 재원이었고 이민법이 개정되던 1965년 이주를 통해 미국에 정착한 덕분에 저자는 미국에서 저술활동을 하는 작가가 되었다. 어떻게 보면 그녀의 삶에서도 이주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생존 방식이었던 셈이다.
저자는 이주를 통한 밀집에 대한 대안으로 협력을 제안한다. 효율적인 농업 기술의 도입을 통해 생산량을 6배로 늘린 멕시코의 예시를 통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