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 국가 폴란드 판 '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이라는 카피 덕분에 읽게 된 소설이다.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개인적으로 최애 소장 영화 리스트 상위를 차지하는 영화다. 콜마비는 주 인공 두 사람의 사랑이야기 뿐만 아니라 80년대 이탈리아의 여름 풍광과 햇살을 고스란히 담아낸 화면과 정서 덕분 때문에 더더욱 눈길이 가곤한다. 퀴어 영화와 퀴어 소설이라는 연장선에서 기대감으로 집어든 소설 ' 어둠 속에서 헤엄치기'는 콜마비의 스토리와 분위기에 버금가는 소설이었다. 이 소설 역시 80년대 초반 폴란드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폴란드에서는 식료품 및 생필품 부족으로 시위가 일어나자 1981년 12월 13일 게엄령이 선포된다. 소설은 게임령이 선포되기 일년 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농촌 활동을 간 주인공 루드비크는 그 곳에서 야누시에게 한 눈에 반한다. 하지만 자신의 성 정체성을 숨겨야 하는 루드비크는 야누시에게 가까이 가지 않지만 두 사람은 산책길에 우연히 만나게 되고 [ 조반니의 방] 이라는 소설을 통해 서로의 정체성을 알게 되며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졸업 후 서적 검열을 하는 기관에 취업한 야누시와는 다르게 어릴 적부터 가족안에서 체제에 불응하는 의식을 가졌던 루드비크는 체제 순응적이며 출세 지향적인 야누시와 갈등을 일으키게 되고 결국 루드비크는 폴란드 생활을 청산하고 미국으로 떠난다
소설을 쓴 작가 토마시 에드로프스키 또한 소설 속 주인공인 루드비크와 같은 성 저체성을 가진 작가이며 폴란드계 부모님에게 태어나 독일에 살고 있다고 한다. 작가의 첫 번째 장편 소설답게 자신의 자전적 요소도 가미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소설의 독특함은 소설적 배경을 소련이 무력으로 개입하던 폴란드의 80년대 모습을 묘사하며 사회주의 국가의 모순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당시의 폴란드는 식료품과 생필품 부족 등 사회적 인프라가 전무하고 먹거리조차 국민 전체에 골고루 돌아가지 못하고 국민들은 수시로 배급을 위해 줄을 서지만 식재료는 변변치 않다. 또한 사지가 절단될 정도의 중한 병이 아니고서는 이용할 수 없는 의료혜택 등을 통해 당시의 공산주의 체제의 모순을 고스란히 엿볼 수 있었다. 그런 모순된 전체주의 국가에서 동성애라는 성 정체성을 가진 주인공의 정체성에 대한 고뇌와 내면묘사는 탁월하다.
결국 미국으로 건너간 주인공은 고국 폴란드를 그리워하지만 게엄령이 선포되고 노동자들의 탄압소식을 들으면서도 음식을 사기위해 미국의 도시를 걸으며 소설은 끝이난다. 밤 거리를 걷는 루드비크를 상상하며 이 소설을 영화로 만든다면 콜마비를 버금가는 영화가 되지 않을 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의 묘사로 살아난 폴란드의 자연 풍광과 호수, 두 사람이 허니문을 즐기던 숲의 이미지는 텍스트로 접해도 생생하다. 영화처럼 재밌는 소설 [ 어둠속에서 헤엄치기 ]는 모처럼 흥미롭고 재미있는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