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접근하기 어렵지만 어려운 만큼 미묘한 도전 정신을 불러 일으키는 분야다. 철학과 관련된 책은 매번 읽을 때마다 새로운 그건 어쩌면 철학적 식견이 짧은 나의 소양 탓이겠지만 또 다른 각도에서 본다면 항상 새롭게 접근할 수 있는 학문이며 그것이 철학의 본질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이 책은 삶과 죽음, 인간, 지식, 언어, 예술, 시간, 자유의지, 사랑, 신 등 총 10가지의 주제를 가지고 시대를 막론하여 고대부터 현대까지 시대를 초월한 80여명의 철학가들을 매 챕터 마다 등장시켜 담론을 이어간다. 열 가지의 주제의 범주안에 다양한 철학 이론으로 변주되는 철학가들의 논리를 매 장마다 핵심적으로 정리해 실은 부분들은 놀랍다. 그 많은 철학가들의 이론을 섭렵하여 주제별로 정리할 수 있다면 얼마나 깊은 철학적 이해가 필요한 것일까? 이 책을 쓴 케빈 페리는 미국 리버사이드 시티 칼리지 인문학 교수다. 사실 한 사람의 철학가의 이론을 깊이 이해하는 것은 고사하고 철학가의 계보를 따라가는 것도 때론 벅찰 때가 있다. 다행히 이 책은 저자가 철학가마다 핵심적인 이론을 잘 녹여 쓰고 있어 읽고 이해하기에는 무리가 없다. 매 챕터마다 등장하는 시대별 계보는 색인사전 처럼 활용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깊이 있게 들여다 보고 싶은 이론도 짤막하게 핵심만 언급하고 있어 맛보기처럼 느껴지는 건 아쉬운 부분이다.
그렇다면 철학자 그들의 정체성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