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에서 잠시 멈춤
구희상 지음 / 이담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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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여행이 원할하지 않아서 일까? 요즈음 부쩍 여행 관련 책들을 읽게 된다. 어차피 코로나가 아니어도 쉽게 해외로 나갈 여력은 안되지만, 개인적으로 영상이나 미디어로 보는 외국의 풍경보다는 텍스트로 접하는 여행이야기가 좋다. 글로 보는 여행기는 작가가 낯선 풍경을 보며 품었던 감성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 선호한다. 그 곳의 냄새, 맛, 사람들, 풍경까지 구체적이면 구체적일 수록 읽는 희열이 있다. 언젠가 여건이 된다면 근사한 여행기 한 편 쓰고 싶다는 생각도 품어 본다.

이 책 [ 방콕에서 잠시 멈춤 ] 은 태국여행기이다. 태국이라하면, 동남아시아 여행 패키지로 한국인들이 주로 삼박 사일에서 일주일 정도 번갯불에 콩 궈 먹듯 다녀오는 곳으로 알고 있었는 데 책을 읽기 전 이 책의 저자는 어쩌다가 태국에 매료되서 '한달 살기'를 하게 되었는 지 궁금했다. 태국하면 태국출신의 외국인 노동자만을 떠올리고 잘 몰라서인지 작가의 태국이라는 나라와 사랑에 빠질 수 있는 있는 요소들에 눈길이 갔다. 작가는 평소 여행을 좋아하지만 개인적으로 힘든 시기 태국에 가서 제대로 된 위로와 힐링을 경험했다고 한다. 또한 기회만 닿는다면 언제든지 다시 태국으로 떠나갈 수 있음을 고백한다.

나는 후아힌에서 현재를 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깨달았다. 그때의 일들을 세세하게 다 기억하는 건 아니지만 당시의 내가 현재를 살고 있었다는 느낌만큼은 생생하게 기억한다. 조금 과장하면 당장 내일 죽어도 여한이 없을 기분이었다.

방콕에서 잠시 멈춤 중에서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문득 만나는 낯선 곳과의 조우, 무작정 떠난 그 곳에서 현재를 사는 느낌을 경험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는 사실 떠나 보지 않은 사람은 상상하기 힘들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그 맛을 본 사람이라면 충분히 공감이 가는 대목이다. 이 문장에서 왜 내 가슴은 뛰는 지, 너무도 오랫동안 잊고 살아온 감정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는 이런 여행의 묘미 뿐만 아니라 태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정보가 가득 들어있다. 책을 읽다보면 태국에 대한 자세가 바뀐다고 해야할까? 나 태주 시인의 시처럼 '자세히 보아야 이쁜' 태국이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 당장 떠나고 싶은 부작용이 생긴다. 특히 그동안 제대로 경험해 보지못한 태국음식은 시선을 사로 잡는다. 언젠가 인도에서 돌아오는 길에 경유한 태국 공항에서 먹었던 음식은 낯선 향신료 냄새로만 기억됐었는 데 태국음식에 대한 자국민들의 자부심이 높다고 하니 더욱 궁금하다.

또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무관심 속에서 읽게 된 태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대한 간략한 소개들은 유익했다. 한때는 태국에게 경제 원조도 받았던 한국인데, 먹튀의 나라가 되어버린 듯한 느낌이 들어 반성도 된다.

안타깝게도 많은 태국인이 한국 여행에서 그 환상을 깨고 돌아온다. 불친절과 차별 같은 것 때문이다. 방콕에서 나쁜 짓을 하는 소수 한국 사람들도 한몫한다.

방콕에서 잠시 멈춤 중에서

그 나라의 고유한 문화는 경제적 수준으로만 판단할 수 없다. 오래된 역사와 문화를 자랑하는 태국에 대해 우리는 너무도 모르면서 무텩대고 무시하고 있는 건 아닌지... 해외 여행 붐이 일고 한국인들에게 해외 여행은 이제 너도 나도 즐기는 추세인데 반해 경제 수준만큼 매너도 좀 갖추어야 하지 않을 까 싶다. 독특함과 고유한 문화로 가득한 나라 태국. 언젠가 기회가 닿는다면 꼭 한 번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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