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아홉살, 우울증의 일종인 양극성 장애를 앓고 있던 저자는 소셜 미디어에 올라온 달리기가 재밌다는 게시물을 접하고 그날부터 바로 달리기를 시작한다. 자신이 달리는 모습을 누군가가 보는 것이 두려워 반려견과 숲에서 숨어서 달리던 그녀였지만 시간이 지나며 그녀는 멋진 러너로 거듭난다. 이 책은 침대에서 일어나 신발을 신고 밖으로 나가 단순히 러닝을 시작한 그녀가 어떻게 우울증을 극복하고 각종 달리기 대회에 참여하는 러너로 거듭나게 되는지에 대한 과정을 꼼꼼히 기록한 자전적 이야기이자 자기 고백서이다. 그녀는 무시로 자신을 질책하고 끊임없이 비난하는 머리 속 소리가 듣는다. 엄격한 선생이자 비판가로서 작동하는 마음의 기제는 그녀를 주저앉히고 무기력하게 한다. 사실 이 책의 여러 부분에서 동질감을 느꼈다. 나이라는 장벽, 볼품없어진 외모, 무기력한 상황, 가까운 사람들과의 이별로 인한 후유증 등등 병명을 진단받은 건 아니지만 나 또한 비판적이며 자기 검열이 강한 성향이라 그런지 저자의 글들에 부쩍 공감이 되었다. 특히 저자가 쓴 글의 형태의 길잡이가 되어준 나탈리 골드버그 식의 글쓰기는 나도 몇 년 전 그녀의 책 (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 을 읽고 영향을 받아던 적이 있었다. 나탈리 골드버그의 영향인지 몰라도 이 책은 편하게 독서를 하기에는 어려웠다. 나탈리 골드버그 글쓰기처럼 저자의 글 속에는 내밀한 심리적 묘사가 문장마다 곳곳에 들어있다. 밖으로 들어난 현상에 대한 서술이 아닌 내면을 들여다 보며 꼼꼼하게 적어 내려간 글이라 무시로 쉽게 읽혀지진 않았다.
저자는 달리기와 글쓰기를 통해 자신을 치료해 나간다. 통증이나 우울감이 달리고자 하는 저자의 의욕을 꺾으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자리를 박차고 나가 달린다. 그녀의 역동적인 달리기 기록을 넘겨보며 함께 달리고 싶다는 강한 욕구가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