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것은 화자인 주인공의 죽음이다. 주인공이자 사고가 난 가족 구성원의 막내딸이자 10대 소녀 핀은 영양을 피하려다 사고를 낸 운전사인 아빠 옆에 앉아 있다가 그대로 목숨을 잃는다. 하지만 핀은 영혼이 되어 가족들 곁을 떠나지 않고 일일히 그들을 찾아다니며 돕는다.
소설속에서 작가는 갑자기 사고를 당하자 생사에 기로에 놓인 극한 상황에 대처하는 인간의 여러 유형을 화자인 핀의 시선으로 자세히 묘사한다. 사고가 일어나고 차 안에 함께 있다가 사고에 대처하는 여러 인물군은 결국 각자 양심과 소신대로 행동하게 되고. 성별이나 나이와는 상관없이 자신보다도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애쓰는 인물이 있는 가 하면 반면 자신의 목숨만을 지키고자 이기적인 모습을 보이는 인물들을 대비하여 재난앞에 반응하는 여러 형태의 인간의 본능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이 소설의 묘미는 사고로 귀결되는 삶이 아닌 사고 이후의 삶을 다루며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신뢰를 회복하고 다시 사랑으로 회복되는 과정을 다루고 있어 감동이다. 사랑했던 가족을 눈 앞에서 잃었지만 그래도 살아야 하는 지난한 과정이 이미 육체를 떠난 핀의 시선에서 따뜻하게 그려지는 내용은 흥미롭다.
죽은 자의 시선에서 가족과 친구를 돌보고 지상에서의 과업이 끝나자 일일히 사랑했던 가족들과 이별을 하고 떠나는 핀을 통해 삶과 죽음의 연결구조를 밝고 따뜻하게 그린 소설 '한순간에'는 이 겨울, 한 번쯤 정독해도 좋은 만큼 기억에 남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