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자율신경계 이상이라는 불치병을 안고 살아가는 정신과 의사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사람냄새나는 에세이 장르를 좋아한다. 에세이를 읽다보면 내 안에 갇혀 좁은 시야로 바라보던 세상을 타인의 눈으로 다시 볼 수 있어 좋다. 에세이 중에서도 좋은 말만 담은 심심한 글 모음집보다는 주제가 있고 그 중 에세이를 쓴 작가의 치열한 경험담과 삶이 녹아있는 작품을 선호한다. 다행히도 요즈음은 에세이가 소설 보다도 더 리얼하고 현장의 생생한 경험담들이 녹아 있는 작품들이 많다. 그 중 에서도 의사들이 환자를 치료하며 쓴 에세이나 작가가 직접 병과 사투를 벌이며 병에 대한 기록들을 생생히 담은 책들을 올해 만해도 여러 권 읽은 기억이 난다. 생로병사 앞에서 누구보다도 치열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환자이자 작가들의 글을 보면 감동을 넘어 숙연함 마저 든다고 해야할까?
이 책 또한 자신의 병인 '신경매개 저혈압'이라는 자율신경게 장애라는 병을 치료하며 인생을 돌아보고 삶에 대해 깨달은 내용을 덤덤히 글로 적은 책이다. 작가는 존스 홉킨스 병원 소아정신과 교수인 지나영 교수다. 작가는 76년생의 젊은 나이지만 미국에서 정신과 교수가 되기까지 누구보다도 열심히 치열하고 열정적으로 살아온 인물이며 그런 그녀의 삶의 궤적이 이 책에는 고스란히 들어있다. 그녀는 열심히 살아온 삶 가운데 어느날 갑자기 사작된 병을 통해 모든것이 멈춰버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 와중에 절망이 아닌 인생을 새롭게 바라보는 법을 깨닫는다.
특히 작가가 어렵게 치료법을 찾아 헤매던 중 자신의 병에 맞는 치료법을 발견하고 감사하며 좋은 의사란 무엇인지 깨닫는 부분은 감동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