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핏 제목만 들어서는 섬뜩하다는 생각을 들만도 한 이 책 [ 우리가 사체를 줍는 이유 ]는 사체를 통해 자연에 한 발짝 씩 다가가는 이야기다. 부제로는 ' 자연을 줍는 사람들의 유쾌한 이야기'다.
이 책을 쓴 작가 모리구치 미쓰루는 일본의 자유의 숲 고등학교의 생물 선생님으로 근무하던 시절 학생들과 더불어 숲속의 생물들을 사체를 관찰하고 연구했던 에피소드를 담아 책으로 펴냈다.
작가는 작가 자신이 발견한 자연물이나 동물의 사체등을 자세히 묘사한 그림을 책 곳곳에 실고 있어 그림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초반에 실습을 나갔던 야쿠 섬에서 연구했던 생물들에 대한 그림과 자료집을 모아 [ 야쿠섬 박물지 ] 라는 백과 사전과도 같은 결과물도 만들었다고 하니 작가의 일본인 특유의 덕후적 기질을 감지할 수 있었다.
작가의 경험담을 담은 자유 숲 고등학교 ( 우리식으로 말하면 대안학교 쯤 될 듯하다 ) 에서 생물선생님으로 근무하며 학생들이 가져오는 동물 사체를 연구하고 더불어 학생들과 함께 동물을 해부하고 사체를 삶고 뼈를 추려내어 골격표본을 만들고 하는 식의 생물교육은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일본식 과학 수업 방식이 부러우면서도 과연 한국에도 이런식으로 교육하는 대안학교 내지 과학고등학교가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덕후적 기질을 가진 선생님을 만난다는 것도 행운이거니와 학사일정에 따르지 않는 자유로운 학교의 수업분위기도 독특했다.
일본이 과학분야에서 지속적으로 다수의 노벨상 수상자를 내고 있는 이유를 추측해 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