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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블 파이 - 세상에서 수학이 사라진다면
매트 파커 지음, 이경민 옮김 / 다산사이언스(다산북스) / 202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릴 적 나는 수학을 잘 못하는 수포자였다. 수학뿐만 아니라 이과 계통의 공부는 모두 싫어했었다. 공교육의 교육은 나를 수학포기자로 만들었지만 나이가 들고 독서를 하며, 과학에 관련된 책들은 생소한 영역으로의 경험을 제공해 줘서 독서를 하며 즐겁다
특히 요즈음 들어 부쩍 많이 발간되고 있는 과학이나 수학에 관한 책들은 독서의 편식을 고수 했던 내게 새로운 도전이 되고는 한다.
이 책 [ 험블파이 ] 는 내겐 그동안 기피했던 수학에 관련된 첫 책일 수도 있겠다. 책을 받고 처음 넘겨볼 때엔 '어려워서 어떻게 읽나' 하는 고민을 했었는 데 막상 첫 단락부터 맘 먹고 읽다보니 초입에 다루는 에피소드나 이어서 수학에 적용하여 접근해가는 방식이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았다.
서문에서 다루는 펩시 콜라 포인트에 관한 에피소드부터가 흥미를 끈다고 해야할까?
이 책이 제목은 [ 험블 파이 ]다. [ 험블파이 ] 라는 뜻을 찾아보니 굴욕적인 상황을 빗댄 단어로 해석된다. 이 책의 부제는 ' 세상에서 수학이 사라진다면' 이고 저자는 서문에서 '이 책은 온 시대를 통틀어 선별한 수학 실수 모음집'이며 '암실에서 활동하는 수학의 민낯을 밝히고자' 썼다고 한다.
놀라운 건 책에서 다루는 수학의 실수에 해당하는 분야가 ' 프로그래밍, 금융, 토목공학' 등에 모두 적용되어 세상이 굴러가고 있다니.. 도대체 수학이 영향을 끼치지 않는 분야는 어디인지.. 수학을 싫어하는 내겐 그다지 긍정적이지는 않지만 그 만큼 우리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수학의 위력을 다시끔 절감할 수 있었다.
여러 가지 내용 중 재밌고 이해하기 쉬었던 ( 내 머리로 ) 축구공 표지판이 오각형이 아닌 육각형이 그려진 것에 대한 논쟁, ( 육각형으로 그려서는 축구공이 아닌 축구 도넛을 만들수 있다는 사실 ) 맥도날드가 맥 초이스를 광고하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메뉴의 수가 40만가지나 된다고 광고함으로서 일어났던 논쟁. ( 이 부분에서 왜 나는 얼마전 oo 참치 회사가 오조 오억개의 요리를 할 수 있다던 광고 ) 가 떠오르는 지 이 사례도 맥도날드의 메뉴 사례처럼 조합의 수를 계산해서 명확히 밝힐 수 있는 사례인지가 궁금했다.
딱 봐도 맥도날드가 오버한 명백한 허위 광고 였지만 광고표준위원회는 맥도날드의 광고 내용을 너그러이 퉁쳐서 이해한걸로 맥도날드 편을 들었다고 하니 이런 경우는 급격히 수학의 편을 들어주고 싶은 생각도 들기도 했다.
이 책의 저자인 매트 파커는 호주의 수학 교사였지만 지금은 영국에 살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는 영국에 대한 예시나 사례가 많이 소개된다.
수학을 공부한 수학 전문가가 감각적인 글쓰기와 수학을 주제로한 유튜브도 운영하고 있다고 하니 만능 재주꾼이다.
건축물에서 발생하는 공진과 좌우 진공을 다루는 단락에서 나온 한국의 쇼핑센터에서 일어났던 공진이 헬스 클럽에서 행해진 집단 뜀뛰기 덕분이었다는 내용처럼 이 책은 각 나라에서 일어났던 수학의 실패 사례를 소재별로 나눠 13장의 챕터로 다룬다. 매 장의 이야기 모두 흥미진진하지만 수학에 대한 견해가 좀 더 깊었다면 이 책이 지금보다 두 세배는 더 재밌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도 들었다.
마지막으로 건축에 관한 부분을 읽다가 갑자기 들었던 궁금증 하나, 얼마 전 갔던 제 2롯데월드 2층에서 창가 쪽으로 걷다 느꼈던 심한 현기증을 수학적으로 해석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혹시 이 책에서 나온 좌우 진공과도 같은 건축적 결함은 아닐런지.. 나이 들어 오는 일시적인 현기증이었을 확률이 가장 크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