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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날씨만 계속되는 세상은 없어!
제니 재거펠드 지음, 김아영 옮김 / 리듬문고 / 2020년 9월
평점 :
어릴 적 tv 에서 방영되던 스웨덴 영화 '삐삐 롱스타킹'을 재밌게 본 기억이 있다. 삐삐의 독특하고 자유분망함은 삐삐처럼 살지 못하는 당시의 대한민국 소년 소녀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제공해서 인기를 끌지 않았나 싶다.
또 한편으론 영미권이 아닌 낯선 스웨덴이라는 나라를 접할 수 있는 신선한 경험도 삐삐롱스타킹을 즐겨본 이유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삐삐를 만들어 낸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은 스웨덴을 대표하는 동화 작가이며 그를 기념하기 위해 만든 린드그렌 상은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린다고 한다.
이 책 [ 나쁜 날씨만 계속되는 세상은 없어! ] 를 쓴 제니 재게펠드는 린드그렌상을 수상한 작가이며 심리학자다. 작가이며 심리학자가 쓴 책이라서 인지 인물들의 색깔이 다채롭고 주인공의 내면적 묘사도 뛰어나다. 린드그렌상의 권위를 신임하는 지라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을 보고 주저없이 책을 집었다.
아니나 다를까 소설 [ 나쁜 날씨만 계속되는 세상은 없어! ] 는 재미있고 기발하며 여운이 남는 작품이다. 아동문학 임에도 3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을 신선한 에피소드로 가득 채웠다. 아동 청소년 소설은 국내 작품도 자주 찾아 읽는 편인데 이 책은 스웨덴이라는 나라의 색깔과 배경이 잘 녹아있다. 거기에 삐삐롱스타킹 처럼 경직돼지 않고 자연스럽게 스토리를 풀어나간 점과 예측할 수 없는 스토리 전개, 문장마다 간간히 보이는 유머러스한 묘사들은 미소를 자아내게 한다.
이 소설 역시 청소년물 답게 국내 소설에서도 흔히 다루는 왕따나 우정을 다루는 소위 성장 소설이다.
이 책의 주인공 시게는 피겨 스케이팅을 좋아하고 그림을 잘 그리는 감수성이 풍부한 12살의 남자 아이다. 정적이고 내성적인 성격과 사시라는 핸디캡 때문에 전에 다니던 학교에서 급우들에게 놀림을 받고 친구가 없다. 그래서일까? 사게는 인기 있는 사람이 되는 게 바램이다. 이 책은 그런 사게가 집안 환경 때문에 외할머니 집으로 이사를 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룬다.
사게를 둘러싼 어른들, 특히 카 레이서를 즐기는 자유 분방한 할머니 ( 마치 삐삐를 연상시키는 ) 와 돌아가셨지만 사게를 특별히 이뻐했던 발명가 할아버지, 책임감 강한 엄마, 영화 시나리오를 쓰는 크릴레라는 재미있고 귀감이 되는 캐릭터들과 사랑스러운 사게의 두 동생, 사게와 친구가 되는 유노 등 이 책에 나오는 캐릭터들은 사게를 둘러싸고 사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거기에 인물들과 어우러지는 동물들이란, 개 아이슈타인과 자라인 카롤리나까지 동물 친화적이고 자연과 어울릴 수 있는 스웨덴의 환경은 책을 읽으며 못내 부러웠다. 자칫 우울할 수도 있는 소재를 재기 발랄한 등장인물들을 등장시켜 유쾌하고 발랄하고 흥미롭게 풀어나간 스토리는 감동스럽다. 청소년 소설이라고 해서 유치하거나 교훈적이지 않은 스토리 전개도 좋았다.
특히 자칫 해피엔딩의 오류로 빠질 수 있는 억지 감동이 없어서 좋은 책이다.
이 책은 중학생인 딸의 눈높이에서도 충분히 재미있는 소설이지만 엄마인 내가 읽어도 손색이 없다.
책을 다 읽고 보니 복지 국가 스웨덴이 격하게 부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