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라는 성을 가진 독자로서 이 책을 읽는 다는 건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여성과 남성이라는 선택지에서 50프로의 확률을 가지고 태어나 여성 염색체를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을 행운으로 여겨도 될 만큼 이 책의 논리는 빈틈이 없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여성에게만 주어진 유전학적 선택지가 자아낸 결과물로 다섯 가지를 꼽는다.
1. 여성은 남성보다 오래 산다
2. 여성은 면역계가 더 강력하다
3. 여성은 발달장애의 가능성이 더 낮고
4. 세상을 더 다양한 색채로 볼 수 있으며
5. 대체로 암을 더 잘 극복한다. 등 반면 자가면역질환에는 취약함을 보일 수 있다고 하지만 암에 대비해 본다면 여성은 확실히 이득이다.
이 책은 위에서 말한 다섯가지 가능성에 대한 논리로 채워져 있다. 저자인 샤론 모알렘은 유전학자이자 의사이며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그래선지 여성적 유전자를 다루는 복잡한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쓰고 있다.
사실 주위를 조금만 둘러봐도 저자의 이론을 쉽게 반박할 수는 없다. 나의 엄마의 경우만 봐도 그렇다. 엄마의 형제 자매는 4남 3녀로 올해로 팔순이 다 된 엄마는 이들의 막내다. 지병이 있었던 큰 언니와 남자 형제들은 모두 돌아가시고 남자 형제의 배우자들인 엄마의 시누들과 엄마의 자매까지 여섯 분은 여전히 강건하시다. 하물며 큰 오빠의 배우자는 올해 100세로 장수를 누리고 계시니, 이것만 봐도 저자의 이론에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다.
저자는 여성의 유전자적 우월성은 여성의 염색체인 XX가 두 개인 데에서 기인한다고 말한다. 두개의 XX 염색체 덕분에 여성은 감염과 지적 장애를 겪을 위험이 감소하며 유전학적으로는 자손의 생존을 지킬 수 있었기에 지금까지의 인류도 지킬 수 있었다고 말한다.
여성의 두 개의 X염색체는 아기가 만들어지고 태어나는 과정에서 다 쓰이는 건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불활성화 되었던 것 처럼 보이는 여분의 X염색체는 죽지 않고 살아서 두고두고 여성이 생존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거다. 만약 임신 당시 XX염색체가 모두 불활성화 되지 않고 활성화 되어있었다면 아기는 유산된다고 하니, 놀랍지 않은가? 마치 여성의 여분의 X 염색체는 급할 때 깨서 쓸 수 있는 적금 통장의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이해해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