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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 Feel ㅣ 상상 고래 10
이윤주 지음, 이종미 그림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0년 7월
평점 :
성인 소설도 그렇지만 요즈음은 과학 소설이 부쩍 많이 발간된다. 갠적으로 문과 계열의 성향이어서인지 아님 나이탓인지, 요즈음 소설의 소재가 되는 sf물이나 인공지능, 로봇이나 컴퓨터등을 소재로 하는 소설들은 읽기가 쉽지 않다. 반면 엄마와는 다르게 딸 아이는 관계나 우정 사랑을 다룬 소설보다는 이 책 필 처럼 과학이 소재가 되는 소설을 좋아하고 그런 작품에 대해 이해도가 높은 걸 보면 신기하다. 요즈음 아이들은 진화되어 태어난 신인류가 맞는 듯 싶다.
( 아이들이 어째 다 기계친화적인지 .. )
작가 이윤주의 소설은 전작 '기적을 만드는 소녀'를 읽었다. 시기적으로 비슷하게 발간되긴 한 거 같은 데 이 책은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에서 수상한 작품이다. 그동안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 소설을 여러 권 읽었는데, 인정 받은 작품들이어선지 대부분 소재가 참신하고 청소년 소설답게 지금의 아이들 눈 높이에 잘 맞는 성향의 작품들이 많아 좋았다.
이 책은 인류를 AI가 지배하는 세상의 이야기다. 이 소설 [필]은 제목처럼 인간을 지배하게 되는 AI들의 취약점이자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감정이라는 복합체계를 탐내는 AI들의 이야기다.
모든 능력면에서 인간보다 우월한 AI들은 인간을 지배하게 되지만 인간만이 가진 고유한 감정 희노애락을 이해하지 못하자 AI들은 인간 필러를 만들어 감정을 배우며 일어나는 이야기를 재미있고 흥미롭게 구성했다.
작품에서 아쉬웠던 건 주인공들이 청소년 눈높이여서 아이들이 주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반면 등장하는 엄마 ( 주인공의 엄마 )의 무기력함이 맘에 들지 않았다. 이야기 구성 상 여러 인물을 복합적으로 그려내지 못하고 주된 서사만을 이끌어가는 단순 구도는 아쉬웠달까? 과학 소설의 한계가 아닐까 싶었다.
청소년 소설이지만 소설 중간중간 홀로그램이나 프로그램에 대한 묘사들이 나오는 걸 보면 작가도 어지간한 정보 조사와 매니아적인 요소를 두루 갖춘 신인류스럽다.
이 책은 엄마인 내가 봐도 재밌는 소설이었지만, 딸아이가 더 재밌어 한 소설이었다.
< 아래는 열 다섯 살 딸이 쓴 서평이다 >
우리는 미래에 로봇들이 인간의 일을 대신해 이보다 더 편한 생활을 누릴 거라는 의견과 로봇이 인간을 지배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뉘고 있다. 책 <필>은 로봇이 인간을 지배한 내용이다. 지금의 로봇은 로봇에게 꼭 필요한 원칙인 3대 원칙을 가져 인간을 함부로 해칠 수 없다. 허나 이 책에서는 로봇이 바이러스로 3대 원칙을 스스로 파괴하여 인간을 지배하고 자신들을 러드라 부른다. 러드 들은 러드의 큰 약점인 감정을 인간에게 베우기 위해 감수성이 풍부한 인간이 필러가 되서 러드 들을 가르치게 만든다.
이 작품은 아포칼립스 세계이며 로봇에 관한 sf장르이다. 그래서 보통 이런 장르는 로봇의 감정에 대해 자주 다루는데 여기선 로봇이 감정을 배운다는 점이 좋았다. 감정이 없는 로봇의 이미지와 다르게 로봇이 감정을 배울수록 사람과 같은 감정을 느끼고 결국 러드가 인간과 비슷해져가는 것 같았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인물은 휴이였다. 휴이는 다른 러드와 다르게 감정을 빨리 이해하는 것과 은오의 오빠라는 설정이 좋았다. 주인공들이 남녀인 경우 러브라인으로 이어가는 경우가 대다수지만 이 책에서는 러브라인이 아닌 남매로 이어가서 평소 책속의 러브라인을 좋아하지 않는 나는 거부감 없이 볼 수 있었다. 러드 들은 감정을 배우면 인간처럼 감정을 느끼게 되지만 감정을 잃어버린 경우 좀비처럼 변해 명령에만 따르게 된다. 나는 이 부분에서 러드의 본질을 알 수 있었다. 러드는 로봇이라 감정을 잃으면 감정이 없는 정도의 상태도 아닌 주인의 말만 따르는 기계와 같아진다. 이 책은 내가 지금까지 서평으로 쓴 작품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이었다. 첫 장부터 궁금증을 불러 왔었기 때문에 계속 몰입하면서 볼 수 있었다. 로봇이 나오는 아포칼립스 sf장르를 좋아하는 독자에게 강력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