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의 귀환 - 누구나 아는, 그러나 아무도 모르는
제이슨 바커 지음, 이지원 옮김 / 경희대학교출판문화원(경희대학교출판부)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파란색 표지에 털 복숭이 얼굴을 하고 알록달록 체스 판 무늬의 상의를 입은, 조금은 익살스런 그림의 표지는 이 책이 얼마나 신선하고 독특한지를 말해 준다 이 소설은 우리가 그 동안 익히 알아왔던 마르크스에 대한 편견을 뒤집는다.

이 책 [ 마르크스의 귀환 ] 은 팩트를 기반으로 한 소설이다. 이 책을 쓴 작가 제이슨 바커는 대략 170년 전 사람인 마르크스를 현대로 불러 되살려 놨다.

이 책 뒷 면에 쓰인 이 택광 교수의 평처럼 19세기 사람 마르크스가 '생생하게 살아서 말을 걸어온 것' 처럼 말이다.

지금까지도 숱하게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 그에 대한 책은 또 얼마나 많은가? ) 세기를 거스른 천재이며 공산주의라는 유령의 배회를 예언했으나 결국은 그가 쓴 저서들이 유령처럼 배회하며 현대에 까지 영향을 기치고 논란의 여지를 만들지 19세기 사람 마르크스는 알고 있었을까?

그런 마르크스의 삶을 입체화한 작가는 찰스 디킨스의 [ 올리버 트위스트 ]를 닮은 듯도 한 영국 도시 구석구석을 치밀하고 생생하게 묘사한다.

마치 당시를 살아 본 사람처럼,

특히 마르크스의 대책 없는 삶과 내밀한 속 사정까지 소설에 대두시켜 인간적이지만 광인과도 같은 그의 삶의 궤적을 쫒는 건 매우 독특한 경험이었다

수입이 없어 집 안의 집기를 내다 팔고 하물며 아들의 하나밖에 없는 장난감마저 뺏어 전당포에 맡겨버리는 무능력한 가장이자 아빠 마르크스는 자본 사상을 적립하여 책으로 발간하지도 못하고 그저 생활에 찌든 모습을 보여준다.

여기저기 빚쟁이들에게 쫒기고 지병인 치질과 사투하는 모습은 과연 그 동안 우리가 알던 사상가 마르크스가 맞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사실이 그렇죠! 본인 꼴을 좀 보세요. 나리 이름의 재산은 한 푼도 없어요. 하는 일이라고는 그저 징징대고 끙끙대는 거밖에 없잖아요. '내 원고! 내 잉크! 내 똥구멍! 아내한테는 쉬지 않고 불평을 해대죠, 전 아주 노예 취급을 하고요 중략 일을 절대 안하고, 술은 진탕 퍼마시고, 냄새 풍기고, 친구들한테 빌붙고, 경제, 자기도 이해하지 못하는 그 개똥 같은 소리를 쓴다고 허송세월만 하잖아요

마르크스의 귀환 중에서

마르크스의 집안 일을 돌보는 헬레네의 대사에는 마르크스의 삶이 총체적으로 들어있다. 또한 그의 아내 예니의 에피소드는 마치 프랑스 소설 구스타브 플로베르의 소설 '보바리 부인'을 읽는 듯하며, 공산당 선언을 함께 집필한 엥겔스를 여성편력있는 인물로 그린점도 독특했다.

작년이었나 [ 청년 마르크스 ] 라는 영화를 봤던 기억이 난다. 영화는 사상과 열정에 들뜬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우정을 나누는 모습을 보여줬다. 소설은 영화와는 대조적인 묘사라 인상깊었다.

이 책을 쓴 저자인 제이슨 바커는 머리말에서 마르크스를 한 가지 생각을 위해 기꺼이 모든 것을 희생하는 그런 드문 일종의 미치 광이 라고 부를 만한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한국에서 교수 생활을 하면서 열정에 들뜬 채 학문을 연구하는 반 미치광이 같은 학생은 만난적이 없다고 하니 저자의 마르크스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어쩌면 정말 마르크스는 저자가 말한대로 반 미치광이에 능력없고 현실감각 떨어지는 무능한 가장이었을 확률이 높다. 실제로 마르크스는 생활고로 어린 두 아이를 잃기도 하니 말이다. 하지만 이 한심한 천재가 만들어낸 사상과 그런 사상을 토해 내기까지의 열정과 천재성은 후세대인 우리가 가늠해 내기 어려운 부분이다. 다만 작가 처럼 마르크스를 소설 속에 오롯히 살려 내는 과정을 통해 그를 더 입체적이고 사람 냄새나는 복합적인 면을 보게 하는 것은 마르크스에 대한 애정과 통찰의 결과가 아닐까 싶었다.

독특하고 새로운 소설 ' 마르크스 의 귀환' 마르크스의 이면이 궁금할 수록 꼭 한번 읽어봄직한 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