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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옛길 사용설명서 - 서울 옛길, 600년 문화도시를 만나다
한국청소년역사문화홍보단 지음 / 창해 / 2020년 7월
평점 :
이 책은 재밌다. 또한 이 책을 읽다 보면 언젠가 한 번은 가봤거나 익숙한 장소들이 등장하여 무척 반갑다. 살아온 동안 한 번 이상은 가 봤거나 스쳐 지났을 수도 있는 장소들이 살아있는 역사로 책 속에 생생히 들어있다.
난 원래 서울에서 30년을 살았던 서울 토박이다. 결혼 후 경기도에 정착한 후 집값이 무서워 서울에 입성하지 못했지만 마음의 고향은 언제나 서울이다.
그래선지 서울의 거리와 문화, 역사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애뜻함이 있다. 어릴 적에는 서울 도심의 화려함이 좋아서 서울 시내를 자주 돌아다녔다. 그때는 그렇게 서울 중앙 도시를 누비고 다니면서도 역사에 대한 지식과 관심은 전무했다. 그러던 것이 몇 년 전 부터 한국사를 공부하며 익숙한 것들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다. 서울의 지형과 거리가 관심이 가서 지역마다 의미를 부여하고 관람해 보려해도 경기도에 사는 물리적 거리 때문인지 서울로 나가기가 여의치 않았다. 아마도 가정에 몸이 묶인 이유도 있으리라 이 책을 읽다 보니 부쩍 더 서울이 품고 있는 역사적 현장으로 나가고 싶어졌다. 그냥 나가는 것이 아닌 이 책을 들고 한 페이지씩 넘겨가며 책 속의 있는모든 장소들을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졌다
이 책은 고맙게도 책에서 언급한 곳을 지도로 그려서 설명한다. 실제로 이 책을 집필한 분들은 서울 자유 시민대학의 운영사업인 '서울 옛길 문화콘텐츠 발굴과 활용' 프로그램에 참여한 시민들이라고 한다. 다시 말하면 이 책은 서울 옛길 12경의 사용 설명서인 셈이다.
서울 옛길 12경 즉 열두 갈래의 길을 프로그램에 참여한 시민들이 지역을 맡아 자료를 찾고, 현장을 답사하고 사진을 촬영하고 내용을 구성한 것이 모여 책이라는 집단 지성의 결과물을 낳았다는 건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구성 또한 지역의 역사를 조선사부터 근현대사까지 폭 넓게 다루어서 읽 을 거리가 풍부하다.
젊은 시절 자주 가던 경복궁, 안국동길, 인사동, 종로, 성균관대 혜화동 대학로 까지 그 곳에 성균관 터가 있고 흥사단이 있고 동양서림이 있고 혜화초등학교가 있다는 건 막연히 알았지만 그곳들이 깊이 있는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는 곳인지는 알 길이 없었다.
얼마 전에도 다녀 온 경복궁과 북촌 한옥마을도 그냥 보는 것과 책을 읽고 보는 것과는 많이 다르다는 걸 깨달았다.
삼일로가 왜 삼일로이며 탑골 공원의 현판에 써 있는 삼일문이 내포한 의미 등 지금에사 이 책을 읽으며 그때 그 서울의 거리가 애뜻하게 느껴지니 아이러니 하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마음 맞는 지인들과 이 책을 들고 서울 거리를 걸으며 수다의 꽃을 피워보고 싶다는 계획을 세워 보게 된다. 책에 나온 서울 12경의 역사적 의미를 찾아가 보는 역사 탐방 . 생각만으로도 즐겁다. 경기도에도 서울시에서 진행한 동일한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덩달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