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는가 - 삶의 마지막 순간에서의 가르침
셔윈 B. 눌랜드 지음, 명희진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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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역시 어렵다. 죽음에 대한 지식을 모으고 심적으로 이해한다고 해도 막상 죽음이 닥쳤을 때 인간은 감당할 수 없는 혼돈에 빠져든다. 그것이 본인의 죽음이든 가까운 지인 혹은 가족의 죽음이든 말이다. 그렇듯 죽음은 인간에게 뗄레야 뗄 수 없는 일이며 한편으론 잔혹한 시련이다.

또한 인간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기재와 병증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심장질환이나 알츠하이머 살인 자살, 사고사,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과 암까지 어느 것 하나 쉽고 편안 증상은 없다.

이 책은 그런 병증을 앓다가 끝내 죽음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 책을 쓴 저자는 전 예일대학교 의과 대학 교수로서 50년간 의사 생활을 하며 지켜 본 환자들의 죽음과 그 죽음을 불러온 병증에 대해 연구하고 체험한 경험을 담아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 이 책에 그려진 죽음의 과정은 신화적 요소가 배제된 체 철저하게 기술적으로 기술' 하였으며 ' 삶이 죽음으로 떨어지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추한 모습과 고통스러운 묘사보다는' 그런 과정을 '직접 경험했거나 옆에서 지켜본 사람들의 직간접적인 경험담을 임상적, 생물학적 차원에서 소개'하려고 했다고 쓰고 있다.

병을 다루는 의사가 쓴 책인 만큼 극적이거나 자극적인 내용은 없다. 저자의 말대로 죽음을 지켜보고 함께 한 가족과 그들이 함께 지켜 본 죽음에 대해 의학적 소견을 담아 객관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책을 읽으며 재미있었던 부분은 인간이 태어나서 죽음에 이르는 순간까지의 모든 과정이 계획된 것이라는 이론이다. 저자가 인용한 책 [ 상인과 수도사] 에 나오는 내용으로 인간의 몸에 모든 기관이 형성되고 생명이 부어지는 순간 나타난 최초 맥박에서부터 죽음의 근원은 시작되었다는 거다.

다시 말하면 생의 첫 출발과 죽음은 함께 시작된다는 것. 마치 출생과 죽음이 마치 양 날개인양 부모의 뱃속에서 부터 죽음은 생과 함께 잉태되었다는 각성을 준다. 죽음과 삶은 한 몸처럼 작동한다.그것이 우리가 사는동안 죽음에 대해 배워야 할 이유이기도하다.

더불어 인간의 세포를 배양하는 실험에서도 세포가 일정 부분 분열하다가 어느 순간이 되면 세포가 더이상 분열되지 않고 죽어버린다는 실험의 내용은 가히 의미가 있다.

과학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인간의 수명을 늘이는 것이 인간의 힘으로 충분히 가능하다는 생각은 인간의 자만에서 나온 발상이다.

죽음을 일으키는 여러 병중에서 특히 알츠하이머에 대한 부분은 인상깊었다. 저자는 알츠하이머 질환은 인간 인내의 한계를 시험하기 위해 생겨난 병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가족을 알아보지 못하는 건 고사하고 밥을 씹는 것도 소변을 눕는 것조차 잃어버리고 마는 환자의 증상은 가히 할 말을 잃게 한다. 또한 환자의 병으로 인해 피폐해지는 환자를 둔 가족들을 저자는 ' 삼면이 포위된 막다른 길목에 들어가 태양이 찬한히 빛나는 대로를 옆에 둔 채, 컴컴한 밀로를 헤매는 것처럼' 보인다고 표현하고 있다.

미국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우리나라 노인들에게도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요즈음은 노인성 치매 뿐만 아니라 젊은 사람들에게까지 종종 병이 발생하고 있다니 심각한 일이다.

죽음은 삶을 말해준다. 이 책은 죽는 순간에 내포하고 있는 인간으로서 누릴 수 있는 마지막 존엄은 일생의 삶의 고귀함과 맞닿아 있다는 걸 깨달께 해 준다. 비록 육체는 다 닳아서 더 이상 기능을 하지 못하는 순간이 올지라도 정말 죽는 순간 죽음에 지는 것이아닌 존엄한 죽음을 지키고 싶다는 바램이 들었다. 그것이 나의 죽음이 된다면 더욱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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