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인도 여행에서 있었던 일이다. 내가 주로 다니던 아쉬람 근처에 아파트를 얻었지만 걸어다니기엔 애매한 거리였다. 그렇다고 매번 릭샤를 타기에는 교통비가 만만치 않았다. 주변 한국인들은 대부분 스쿠터나 자전거를 이용했지만, 여행을 가기 전까지 자전거를 못 타던 내겐 자전거를 배우는 일은 부담이 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보조 바퀴가 붙어있는 네발 자전거였다. 다행히 네발 자전거는 체구가 작은 내겐 딱이었다.
인도에는 떠돌이 개가 많다. 그런 개들이 영역 싸움까지 해서 외부인들에겐 두려움의 대상이지만 인도 관리들은 그런 집 없는 개들을 종교적인 이유에서 관리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아쉬람의 새벽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위해 네 발 자전거를 타고 집을 나섰다. 우연히 길가에 앉아 있던 개 한마리와 눈이 마주쳤는 데 그 개가 내 자전거를 따라 오기 시작했다. 나는 너무 무섭고 두려워 전속력으로 자전거 패달을 밟았다. 한 오십 미터 정도 갔을까? 마치 겁을 주려는 듯 따라 오던 개는 돌아서 자기 무리로 가 버렸다. 이것이 내가 인도에서 겪은 개에 대한 기억이다.
이 책 ' 글쎄, 개가 보기엔 말이야'의 저자가 주인공 야콥을 만난 곳은 아이러니하게도 남인도 바닷가였다. 야콥은 남인도 바닷가에 사는 떠돌이 개였다. 독일 함부르크에서 심리치료사로 일하는 저자는 일은 잘 되고 있었지만 언제부터인가 자신의 삶에서 무언가 중요한 것이 빠진것 같다는 의문을 품고 인도에 갔다고 한다. 그는 그곳에서도 그닥 행복하지 않은 표정으로 홀로 바닷가에 앉아있었고 그런 그에게 야콥은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다가왔다고 한다. 둘의 만남이 제법 극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