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환생을 믿지 않았다
브라이언 와이스 지음, 김철호 옮김 / 김영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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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없어졌지만 예전, 예전이라고 해도 얼추 25여년은 더 된 일일 거다.

광화문에 있는 교보 문고를 가면 종로 방향 출입문 건너편에 정신세계사라는책방이 있었다.

출판사 정신세계사에서 운영하던 곳 이었다.

책방이라 해서 책 만 있는 것이 아닌 다양한 명상, 종교, 신비주의와 관련된 책들을 비롯 각종 명상 용품 ( 가령 향이라든가.명상을 할 때 각성을 도와주는 종이나 도구들 ) 이 가득했다. 책방에 들어서면 절에서 나는 향 냄새와는 다른 향긋한 냄새와 맘을 편안하게 해 주는 음악까지 있는, 너무도 멋진 곳이었다. 난 교보문고 보다 그곳을 훨씬 더 좋아해서 책을 사러 나오면 참새가 방앗간을 들리듯 항상 그곳을 들리곤 했다.

나중에 알았지만 오쇼 명상을 하러 찾아 간 명상센터에서 만난 이들은 모두가 그 곳의 단골들이었고, 추후 십 여년간 명상을 하며 정신세계사는 명상센터의 모체같은 곳이 되었다. 하지만 명상을 놔 버리고 더 이상 그곳에 갈 일이 없었는데, 그곳도 영업란으로 문을 닫은 지 꽤 됐다고 한다.

서두가 넘 길었다.

이 책 '나는 환생을 믿지 않았다'는 1994년 정신세계사에서 발행되었던 책이다. 그 후 2019년에 다시 김영사에서 재 발간 되었다. 재발간 되지 않았다면 그냥 묻혀버리고 말았을 책이었는 데 , 어느 돕는 손길이 이 책의 판로를 다시 열었는가 보다.

여하튼 인연이 맞아 내 손에 흘러들어왔고 이 참에 읽게 되었으니 행운이다.


초판을 번역한 역자가 재 발간도 함께 한거 같다. 옮긴이의 말을 잠시 인용해 보자


1994년 초겨울, 이 책의 번역에 매달려 있던 한 달 남짓 동안 나를 사로잡았던 충격과 감동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회고하면서 ' 경악으로 입을 다물 수 없었다' 했던 말은 그대로 나의 것이었다.

나는 환생을 믿지 않았다 중에서


저자와 역자만큼은 아니지만 이 책은 내게도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 저자인 브라이언 와이즈는 마이애미대학교 교수이자 정신과의사다. 그는 냉철한 지식으로 무장한 과학도이며 초 심리학에는 관심도 두지 않는 보수적인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캐서린이라는 한 젊은 여성를 만나고 그녀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전생에 대한 경험은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는 계기가 된다.


이제 나의 삶은 결코 이전과 같지 않을 것이다. 어떤 손길이 내려와 내 인생의 방향을 돌이킬 수 없도록 바꾸어놓았다. 내가 지금까지 읽어온 것들, 그토록 조심스럽게 따지고 끊임없이 회의하며 읽어온 모든 책이 휴지 조각이 되어 버렸다

나는 환생을 믿지 않았다. 중에서


최면요법을 통해 캐서린의 전생을 함께 들여다보면서 얻게 되는 통찰력은 가히 아름답기까지 하다. 한 생을 마치고 휴식기에 들어갈 때마다 들려주는 마스터들의 지혜와 가르침은 너무도 분명하다.

이 책의 정수가 되는 지혜의 지침들이 정말 최면상태에서 캐서린의 입을 통해 나온 이야기일까 책을 읽으며 의심도 했지만. 저자는 그 과정마저 분명히 언급하고 있으며. 자신이 했던 경험의 기록들을 군더더기 없이 글로 옮겨 놓았음을 고백한다.

역자의 번역이 훌륭한 것일까 브라이언 와이즈의 경험이 80년대 이전의 것이니 오류가 있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우리의 반복되는 생의 여정에 있어서 고작 50년이라는 시간이 의미의 무색함이란 이 책을 읽으면 느낄수 있다.

통찰과 명료한 각성을 일으키는 책,

어떤 끌림에 의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즈음 이런 책들과의 인연이 개인적으로 범상치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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